[기고]기후위기 시대 대응하는 경계 없는 숲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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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감동경영]리카르도 칼데론 아시아산림협력기구 사무총장

‘지속가능한 발전’은 35년 전 유엔이 발표한 우리의 공동 미래 보고서에서 정의된 이후 분야를 막론하고 글로벌 목표 및 전략적 계획에서 핵심이 되었다. 지속가능한 발전에 관한 전 지구적 관심은 1992년 지구환경정상회의로 이어졌고 새천년발전목표를 거쳐 2012년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다(Leaving no one behind!)”라는 이념으로 전 세계 정상들은 지속가능발전 목표(SDG) 수립을 결의하였다.

희망적이고 야심 차게 기획된 SDG는 궁극적으로 빈곤을 종식하고 지구를 보호하며 인류의 번영과 평화를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림 분야는 감히 모든 SDG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 사회에서는 특히나 자연기반 기후 솔루션(nature-based climate solutions), 즉 팬데믹 대응을 위한 숲의 역할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산림 파괴와 황폐화를 줄이는 것이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도 확실한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를 비롯한 7개 유엔 기관의 기관장이 모여 산림 황폐화를 방지하고 산림경영 개선에 기여하기로 공동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산림분야 사업은 단독적으로 이행할 수 없다. 지역 내 경제적,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야 하고 국경을 초월하는 산림의 특성을 인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계 없는 숲의 관리와 이를 위한 협력 강화는 산림경관의 역동성에 따른 다분야 협력과 다국가 지역협력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숲은 빈곤, 기아, 물, 기후변화 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지만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은 사회경제적 정책과 통합되고 국민의 의지와 지원이 담보될 때야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특히 산림에 의존하는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약 25%에 달한다. 따라서 산촌 지역주민의 권리를 보장하고 이들의 역할을 극대화하기 위한 제도적인 기반 마련과 정책 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경제발전과 산림개발로 매년 약 470만 ha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산불, 병충해, 미세먼지나 산불로 인한 연무(haze)와 같이 산림환경 문제는 어느 한 국가가 독자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에 지역적으로 공동 대응하고 공론화하는데 지역협력 플랫폼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국가마다 정부 시스템, 언어,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러므로 국제기구를 통한 지역협력은 더욱 가치가 있다.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는 세계 최초의 산림분야 정부간 국제기구로서 지역협력 사업을 활발하게 펼쳐왔다. 주로 훼손된 산림의 복원, 생물다양성 보전, 마을림 경영 및 주민 생계 개선, 산림관리 역량강화 등 활동을 위해 5700만 달러(2013∼2020) 이상을 투입하여 15개 회원국과 협력사업을 추진 중이다.

AFoCO 활동으로 약 4500ha의 산림을 복원·관리하고 있으며 맞춤형 산림경영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산림분야도 나라마다 경쟁력이 있는 분야가 있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 서로 다르다. 산림분야 협력을 통해 기후변화와 포스트 코로나 대응을 위한 지식을 공유하고 산림분야의 국가 역량개선을 기대한다.

급격한 산림 황폐화, 기후변화와 팬데믹 위기는 어느 나라도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AFoCO는 산림분야 협력을 실행하며 성숙한 국제기구로 성장하기 위해 각 회원국의 경험을 축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아시아의 산림 현안이 글로벌 정책논의에 반영되는 데 기여하고 있다.

AFoCO는 궁극적인 설립목적을 상기하면서 소중한 산림자원을 지속 가능하게 이용하고 보전하기 위한 국제기구의 역할을 충실하게 이어 나갈 것이다.
#공기업감동경영#공기업#아시아산림협력기구#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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