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다리 ‘일출’ 인파, CCTV로 랜선 해맞이

조응형 기자 , 부산=강성명 기자 , 강릉=장기우 기자 입력 2021-01-02 03:00수정 2021-01-0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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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역 위해 일출명소 통제하자… 달라진 새해 첫날 풍경
울산 간절곶-해운대 관광객 막자…동작대교-잠수교 등 시민들 빼곡
“집에서 안전하게 소원 빌자”…‘온라인 해돋이 명소’ 클릭도 인기
1일 오전 7시경 서울 동작대교 남단에 새해 첫 해돋이를 보려는 시민들이 모여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7시경 서울 동작대교 상행선 옆 인도에는 1000여 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동작대교 위에서 해돋이를 보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이었다. 이들이 불법 주차한 차량이 다리 위 2개 차로에 길게 늘어서면서 한때 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해가 떠오를 무렵인 오전 8시경에는 1330m 길이의 다리 전체에 걸쳐 인파가 빼곡히 늘어섰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서로 어깨가 닿을 정도로 촘촘히 붙어 있었다.

정부가 이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서울 남산과 울산 간절곶, 제주 서귀포 성산일출봉 등 전국 주요 해맞이 명소를 통제하면서 예년과 같은 많은 인파가 몰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출을 보려는 시민들이 비통제구역으로 모이는 ‘풍선 효과’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이날 서울 한강에는 동작대교뿐 아니라 잠수교, 서강대교 등 시야가 트인 다리마다 일출을 보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아들과 함께 잠수교를 찾은 시민 강모 씨(53)는 “매년 동해안에 새해 첫 일출을 보러 가는데 올해는 멀리 가기가 꺼려져 집에서 가까운 잠수교를 찾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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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일출을 보려는 시민도 많았다. 이날 연인과 함께 서울 청계산을 찾은 이정욱 씨(29)는 “산을 오르며 100팀 정도 마주친 것 같다. 야외 활동이다 보니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이 20% 정도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 중구 남산 안중근의사기념관 옆 광장에도 100여 명이 몰려 단체 ‘셀카’를 찍는 등 해맞이를 즐겼다. 남산 정상 팔각정으로 올라가는 산책로가 통제되자 산 중턱에 위치한 이곳에 시민들이 모인 것이다.

강원 강릉시는 이날 새벽부터 공무원은 물론 드론까지 동원해 일출을 보려는 관광객들이 해안선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하지만 시민들은 비교적 통제가 느슨한 해변을 찾아 통제선 밖에 줄을 지어 서서 일출을 기다렸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역시 출입이 전면 통제됐지만 시민 수십 명이 통제선 근처에 몰려 경찰이 해산을 요청하기도 했다.

방역에 동참하기 위해 ‘집콕 해맞이’를 즐긴 시민도 많았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서 사는 대학생 박성진 씨(25)는 친구 2, 3명과 함께 주택 옥상에서 해돋이를 지켜봤다. 박 씨는 “한라산에서 일출을 보려고 했다가 취소했다. 집이 지대가 높은 편이라 일출이 잘 보여서 좋았다”고 말했다.

재난감시용 폐쇄회로(CC)TV를 이용해 온라인으로 실시간으로 해돋이를 지켜보는 ‘랜선 해맞이’도 인기였다. 일출 시간에 맞춰 지도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해안가 CCTV에 접속하는 방식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누리꾼들이 ‘CCTV 해돋이 명소’를 서로 공유하기도 했다. 취업준비생 박모 씨(23)는 친구 2명과 함께 집에서 태블릿PC로 해돋이를 봤다. 박 씨는 “올해 다들 ‘취뽀(취업 뽀개기)’에 성공하자는 의미로 해돋이를 봤다. 원래 동해안에 함께 놀러가서 소원을 빌려고 했지만 거리 두기에 동참하기 위해 집에서 모였다”고 말했다.

조응형 yesbro@donga.com / 부산=강성명 / 강릉=장기우 기자
#한강 다리#일출#랜선 해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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