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문화예술 옷 입고 新르네상스 시대 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호남 1번지’로 불리던 상권 중심지
인쇄거리-계림오거리-농장다리 등 도시 재생사업 열어 원도심 활성화
전일빌딩245과 5·18민주광장 일대 만남의 광장 만들고 야간관광 추진

14일 광주 동구 금남로 245번지 전일빌딩245 옥상 전망대에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옛 전남도청 건물과 분수대 등 도심 전경과 무등산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변은 밤에는 아름다운 야간 경관으로 변신해 관광객들을 이끌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14일 광주 동구 금남로 245번지 전일빌딩245 옥상 전망대에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옛 전남도청 건물과 분수대 등 도심 전경과 무등산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변은 밤에는 아름다운 야간 경관으로 변신해 관광객들을 이끌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동구는 1910년대부터 호남 상권의 중심지로 문화가 번창했다. 1978년에는 주민 수가 32만 명으로 ‘호남 1번지’로 불렸다. 하지만 도시 팽창에 따른 노후화로 주민이 2015년 10만 명 이하로 떨어졌다가 올 9월에야 10만 명을 간신히 회복했다.

최근 동구가 바뀌고 있다. 도심 재생을 통해 역사성을 되살리고 야간 관광을 활성화시키면서 도심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도시에 문화예술이라는 옷을 입혀 ‘누구나 살고 싶고 누구나 찾고 싶은 동네’를 만들어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는 게 동구의 비전이다.

○ 역사 품은 도시재생
동구 면적은 49.32km²로, 무등산과 공원 등 녹지공간이 80%를 차지한다. 문화유산과 인문자원이 풍부해 도시 재개발보다 도시 재생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장난감 도서관과 공유부엌 등이 있는 동명동 푸른마을 공동체센터, 문화의 거리에 위치한 복합문화시설인 미로센터, 충장로5가 문화예술 창작 공간인 충장22를 잇달아 개관해 원도심 활성화 거점을 마련했다.

동명동과 서남동 인쇄의 거리, 산수동은 2024년까지 550억 원이 투입돼 문화와 공동체 정신을 보여주고 청년이 머무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역(10만4705m²)인 동명동과 산수1동은 도로를 따라 계림 오거리, 나무전거리, 농장다리, 푸른 길, 카페의 거리로 연결된다.

계림 오거리는 1922년 송정리∼광주역∼전남 담양군을 운행하던 광주선 철도가 개설되면서 형성됐다. 1946년 동명동이라는 행정 명칭이 생기면서 원도심 중심이 됐다.

지난해 동명동 도시재생 사업 부지인 동명동과 산수1동 건물 492개동 가운데 준공된 지 20년이 지난 노후 건물은 463개동(94%), 1∼2층 저층 건물은 447개동(91%)이었다. 노후화된 동네는 길이 좁고 주차시설이 부족하지만 현재 동구 전체 협동조합 136개 중 114개가 들어섰다. 도심이 되살아난 것은 재생사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주민들은 2018년부터 1년 동안 예산 200억 원이 투입되는 동명동 도시재생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우선 노후 주거환경 정비와 동밖 어울림센터, 동명동 현장지원센터 등 주민 주도 공동체를 회복하는 데 힘을 쏟기로 했다. 마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어울림(林)공작소과 청년 유입을 위한 복합문화 공간 동명플랫폼도 짓는다.

인쇄의 거리 도시재생활성화 사업(19만8000m²)도 300억 원이 투입된다. 인쇄의 거리는 인쇄 관련 역사와 특화자원이 풍부하다. 상권 회복을 위해 인쇄 박물관과 아시아 음식 플랫폼을 조성하고 인쇄 스타트업도 지원한다. 인쇄 테마 거리를 만들고 소방도로 등 기반시설도 정비한다.

이승국 광주 동구 부구청장은 “산수동에 2022년까지 꼬(꽃)두메 향기가득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의 하나로 복합 커뮤니티센터가 들어서는 등 동구 곳곳에서 문화와 역사를 테마로 한 도시재생이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야간 관광명소, 문화전당
동구에는 국내 최대 문화시설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자리하고 있다. 문화전당 옆에는 5·18민주화운동의 아픔을 간직한 ‘전일빌딩245’가 있다. 전일빌딩245에서 야간에 바라보는 문화전당과 도심 야경은 무척 아름답다. 문화재야행 동구달빛걸음은 문화재청이 주관한 2020년 지역 문화재 활용 우수사업에서 대한민국 대표 문화재야행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동구는 문화전당과 전일빌딩245 사이에 있는 5·18민주광장 일대를 야간관광 명소로 꾸밀 예정이다. 올해 5·18민주광장에 있는 옛 전남도청 분수대를 빛과 음악으로 포장하는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민주의 종각은 주변 덤불숲을 제거하고 무대나 의자를 설치해 만남의 광장으로 만든다.

문화전당 인근에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동명동 카페 거리가 있다. 걸어서 10여 분 거리에는 1900년대 초 외국인 선교사들이 교회와 학교를 세워 사택, 기념비 등 문화재가 많은 남구 양림동이 있다. 동구는 문화예술 자원을 활용한 도심 관광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문화전당 주변이 야간 관광명소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용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기획운영과장은 “문화전당 주변 야간 경관이 뛰어나 야행관광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해 선보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동구#도시 재생사업#만남의 광장#호남 1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