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서 재회 단짝 선후배, 고양을 ‘호랑이 굴’로 만드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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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이승현+이종현’ 큰 기대
고려대 시절 ‘트윈 타워’ 호령
“예전 호흡 살아나면 공격 큰 힘”

과거 고려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승현(왼쪽)과 이종현이 프로에서도 한솥밥을 먹게 됐다. 두 선수는 12일 첫 호흡을 맞췄다. 오리온 제공
과거 고려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승현(왼쪽)과 이종현이 프로에서도 한솥밥을 먹게 됐다. 두 선수는 12일 첫 호흡을 맞췄다. 오리온 제공
“제가 멱살을 잡고서라도 잘 끌고 살려보겠습니다.”

휴대전화 너머로 들리는 이승현(28·오리온)의 목소리가 우렁찼다. 상상도 못 했던 일이 생겨 기쁘면서도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친동생처럼 아끼는 이종현(26)이 11일 트레이드되면서 함께 뛸 수 있게 돼서다. 이승현은 2차례 큰 수술로 현대모비스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팀을 옮긴 이종현의 부활을 적극 돕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종현도 “승현이 형이 ‘고양의 수호신’이라고 하는데 내가 ‘수호신의 보좌관’이 되겠다”며 6년 만의 재회를 반겼다.

고려대 2년 선후배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막강 ‘트윈 타워’를 구축하며 고려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둘 사이는 농구계에서 소문난 ‘브로맨스’다. 동료들이 “하도 붙어 다녀 둘 다 여자친구가 없다”고 할 정도다. 각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함께 찍은 사진이 넘쳐난다. 이승현은 이종현을 의형제라 여기고, 이종현은 고민이 있을 때마다 이승현에게 조언을 구하고 위로를 받는다. 대형 센터 이종현(203cm)의 합류는 오리온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현이 매 경기 35분 이상을 소화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이종현이 들어오면서 숨통이 트이게 됐다. 이승현은 “종현이와는 대학 때 자유투 라인(하이 포스트)과 골밑(로 포스트)에 각자 자리를 잡은 뒤 시도한 연계 플레이의 호흡이 잘 맞았다”며 “우리가 하이-로 공격 플레이를 할 때 분명 상대 수비가 달라붙을 것이다. 그러면 다른 동료에게 득점 기회가 더 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시절 둘을 지도한 이민형 한국대학농구연맹 부회장은 “기본적으로 수비와 리바운드가 강해질 것이다. 공격에서는 가드 이대성과 이승현-이종현 조합이 이루는 ‘트라이앵글’ 공격 옵션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둘은 대학 시절 다양한 공격 패턴을 연습해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금세 예전 감각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2일 경기에서는 KT가 KGC를 82-79로 꺾고 7연패에서 탈출하며 시즌 4승(9패)째를 거뒀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단짝#이승현#이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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