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유통과정 통합 플랫폼 구축… 의류 제조 글로벌 선도기업 도약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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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전실업㈜

인도네시아 의류생산법인 HOGA 공장 조감도.
인도네시아 의류생산법인 HOGA 공장 조감도.
“한국이 의류 강국으로 다시 자리매김하는 데 보탬이 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면서 국내 의류산업의 밀알이 되어 100년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호전실업㈜ 박용철 회장이 앞으로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 내놓은 대답이다. 호전실업은 의류 수출업체로 미국 프로리그를 비롯해 세계 유명 프로팀과 글로벌 톱 브랜드의 차별화된 고기능성 의류를 전문 생산하는 업체다. 의류 분야에서 15건의 특허와 35년의 노하우 및 우수한 지식을 보유한 업계 대표 주자 중 한 곳이다. 최근 의류 전문 플랫폼 구축과 스마트 팩토리 개발로 국내외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현재 의류 유통과정이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의류 산업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의 새로운 문화로 빠르게 바뀌고고 있다. 이에 호전실업도 의류 유통과정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플랫폼 활성화의 핵심 요소인 스마트 팩토리의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점이 눈에 띈다.

호전실업이 추구하는 의류 전문 플랫폼은 단순 생산뿐만 아니라 의류 유통의 모든 업무 과정을 하나로 합친 통합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다른 업체와 차별화된다. 호전실업 측은 아마존, 유니클로, 알리바바 등 세계적인 기업도 부분적으로만 운영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호전실업은 서울대 연구단을 통해 주요 기술을 개발했는데 디자인 패턴 설계, 제조공정, 생산 시스템 설계, 자동 품질검사 등이 주요 기술에 포함된다. 의류 제조 공정에 관한 기술 개발을 통해 일부 기술은 특허도 취득했다. 취득한 특허로는 바늘 패드 및 이를 포함하는 원단 집게, 의류 생산 공장 스마트 모니터링 방법 및 시스템, 다품종 소량 의복 생산을 위한 모듈화 의류 제조 방법 및 제조 시스템 등이 있다.

의류 전문 플랫폼에서는 디자이너, 의류 유통업자, 원부자재, 로지스틱 등 의류에 관련된 모든 사람과 업종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활동할 수 있으며 특히 디자이너는 자기의 창작물을 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의류 유통업체와 생산업체에 연결돼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다. 또한 의류 전문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으며 기업 간 거래(B2B)도 이뤄질 뿐만 아니라 일대일 주문 생산도 가능해진다.

세계 시장을 무대로 자리매김


인도네시아 공장 생산라인과 자동절단기를 사용하고 있는 직원.
인도네시아 공장 생산라인과 자동절단기를 사용하고 있는 직원.
스마트 팩토리 기술은 시간, 경비 절감의 효과도 있다. 그동안 산업현장에서 주로 고체를 잡는 로봇을 활용했으나 세계 최초로 원단과 옷 전체를 잡는 로봇을 사용해 24시간 활용한다. 이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을 통해 입력된 바이어의 허용 범위에 따라 완벽한 선별검사가 가능하다.

호전실업은 현재 인도네시아 현지 생산 공장을 대상으로 스마트 팩토리 개발 솔루션에 대한 실질적인 적용을 통해 효과 검증 및 지속적인 기능 향상을 고민하며 의류 생산 관련 소프트웨어 및 자동화 기능 확대를 통해 품질을 개선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핵심 기술 보유를 통한 경쟁력 있는 의류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확보와 고객 맞춤형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 구축, 의류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기반의 추가 사업 영역 발굴을 목표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 상업화를 준비하고 있는 박 회장은 국내 아파트형 공장과 산업공단 등을 활용한다면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형 공장 내에서 유통 전 과정의 사람들이 입주해 업무를 분업화해 일한다면 효율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해외 시장에서도 활용할 방안을 검토 중이다. 플랫폼을 통해 관련 분야 사람들이 모여 국내에서 소비되는 모든 의류를 디자인, 생산, 유통하면서 해외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작은 브랜드들을 활용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뉴욕, 파리 등 소비중심 지역에 디자인센터를 설립해 각 나라의 문화를 알고 상품을 개발해 바이어를 통해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해 주는 무역회사로 키우는 것이 최종 목표다.

한편 그는 의류뿐 아니라 생산 자동화 기계, 솔루션 판매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해 가며 남이 하지 않는 신기술을 접목해 세계 시장 진출 확장과 스마트 팩토리를 모태로 다품종 소량 생산 수주를 끌어오는 진정한 무역회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을 강조했다.

인공지능 바이어 활용 완벽한 선별검사


1985년 창립한 호전실업은 세계시장으로 입지를 넓히며 글로벌 의류 공급자로 더욱 입지를 굳히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6개. 베트남 1개 등 총 7개의 해외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계열사로는 대용무역㈜과 관계사 호전리테일㈜ 등 2개사가 있다.

해외 자회사로는 인도네시아 의류생산법인(PT. KAHOINDAH CITRAGARMENT), 인도네시아 가죽가공업체(PT. DAEHWA LEATHER LESTARI), 인도네시아 의류생산법인(PT. YONGJIN JAVASUKA GARMENT), 인도네시아 의류생산법인(PT. HOGA REKSA GARMENT), 홍콩 무역업체(DAEYOUNG TRADING CO., LIMITED), 인도네시아 해외영업법인(PT. HJL INDO NETWORKS)등 6개사가 있다.

호전실업은 글로벌 의류 산업계에서 더욱 발전하기 위해 호전만의 차별 전략으로 고객들을 설득해 나가고 있다. 먼저 온라인 애슬레저 등의 고성장 시장 신규 고객 확보와 패션 언더웨어 등의 영역 확대에 나섰다.

호전실업의 관계사 호전리테일은 신소재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호전실업의 국내 영업을 담당하는 관계사 호전리테일은 NHN에듀와 활동량이 많아 균이 묻을 확률이 높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항균·항바이러스 교복 및 마스크 연구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항균·항바이러스 교복은 구리 나노입자를 원단 안쪽에 붙여 세탁을 해도 기능을 유지할 수 있으며 원단 본연의 촉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개발은 올해 말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22년 새 학기부터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항균·항바이러스 교복과 학생 마스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안해진 학교 단체 생활에서 보다 안전한 교육환경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며 항균·항바이러스 교복, 마스크 사업 협력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신규 아웃도어 브랜드 개척이나 교복 사업 본격화로 비수기 대응을 강화했다. 특히 서울대 산학협력단과의 의류 스마트 팩토리 기술 연구개발 추진과 독자적 첨단 의류 생산 시스템 구축을 통해 차별화된 고기능성 의류 및 스포츠웨어 전문 제조회사로 거듭났다.







▼ 호전실업㈜ 박용철 회장 인터뷰 ▼

“35년 의류제조 노하우 기반 100년 기업으로 거듭날 것”

호전실업 박용철 회장(사진)은 의류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국내 업체 비중이 점차 사라지는 분야라며 경쟁력을 되살리기 위해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기업인이다.

그는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국이 의류 생산 중심지였지만 이후 그 지위를 잃고 전통적인 노동집약형 산업이던 의류 분야의 일자리도 많이 없어졌다”며 국내 의류산업이 살아야 일자리도 늘어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의류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일과 관련된 산업 현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등 악순환이 연속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고도 했다.

그는 35년간 기업을 경영하면서 ‘한국이 의류 생산 중심지이자 의류 강국으로 다시 자리매김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더불어 ‘호전실업이 국내 의류산업의 밀알이 되어 100년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3년 전부터 서울대의 각 분야 11명의 교수들과 의사소통해 가며 추진해 오던 연구개발을 마쳤다고 했다. 또 현재 의류 분야와 관련해서 특허출원 완료와 신청 중인 특허까지 포함해 총 15건이라고 덧붙였다.

호전실업은 의류 분야 관련 특허 개발과 스마트 팩토리 등의 신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무대로 나아가며 한국 의류업계의 세계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박 회장은 사업 영역을 넓혀 가면서 신기술을 접목한 제품들을 만들어 우리가 직접 세계시장에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공장은 대형공장이라 소량 다품종 생산이 어려운 것을 소량 다품종 생산체제로 바꿔나갈 것이며 의류 스마트 팩토리 제조 플랫폼이 상업화된다면 호전을 비롯하여 해외에 흩어져 있던 의류 생산 공장의 국내 리턴(리쇼어링)이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호전실업의 신기술을 중심으로 한국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의류산업의 선두주자로서 다품종 소량 생산을 모태로 자리매김하는 의류강국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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