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70년 전 선택했다고 계속 지켜야 한다는 건 美 모욕” 발언 논란

한기재 기자 입력 2020-10-12 18:36수정 2020-10-1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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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혁 주미 한국대사가 12일 “(미국을) 사랑하지도 않는데 70년 전에 동맹을 맺었다고 해서 그것(한미동맹)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미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극한 갈등을 벌이고 있는 미중이 한국에 각각 자신을 선택하라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주미 대사로서 발언의 적절성을 놓고 한미 외교가에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사는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미 한국대사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국은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게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미국을 사랑할 수 있어야, 우리 국익이 돼야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한미동맹도 특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야당 의원들이 자신의 과거 언급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대사는 지난달 “안보는 한미동맹에 기대고 있고 경제협력은 중국에 기대고 있다”고 했고, 6월에는 “우리가 (미중 사이)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사는 이날 국감에서 “(과거 발언으로) 오해가 생겼다면 부덕의 소치”라면서도 “발언의 전후 맥락을 보면 미국과 동맹이 얼마나 중요한지 구구절절 표현하고 있다. 미국 정부에서 그것을 의심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도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잇따라 강조한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종전선언은 법률적 의무가 부여되는 것이 아닌 정치적 선언”이라며 “미국도 종전선언에 공감대를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종전선언이) 법률적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유엔사가 해체되는 것도 아니다. 정전협정과도 아무런 관련 없다”며 “비핵화프로세스의 문을 여는 정치적 합의를 남북한 미국 또는 중국이 하자는 것이다. 어떻게 그걸 (미국이) 거부하겠는가”라고 했다. 이같이 판단한 근거를 묻는 질의에 이 대사는 “미국의 고위관료와의 접촉에서 나온 얘기”라고 했고, ‘이 고위관료도 종전선언을 비핵화의 입구라는 전제 하에서 공감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비핵화의 입구”라고 답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만 (종전선언에) 동의한다면 아무런 이견이 없다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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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대사가 미국의 반응을 지나치게 우호적으로 해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7일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미국이 종전선언에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공감을 많이 형성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종전선언을 정치적 선언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미국은 법적인 면을 조금 많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종전선언을 바라보는 한미의 시각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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