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수돗물 음수기로 사업 확장… ‘혁신형 물기업’ 자리매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다목적 수질계측기로 수돗물 품질 향상
음용률 높여 환경오염-경제적 부담 줄여

대구 달성군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 위치한 ㈜썬텍엔지니어링 회사 전경.
대구 달성군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 위치한 ㈜썬텍엔지니어링 회사 전경.
대구 달성군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 입주한 썬텍엔지니어링은 수돗물의 안정적인 품질 관리에 있어서 강점을 보이는 기업이다. 주로 탁도계, 잔류염소측정기, 다항목 측정기 등 각종 수질계측기를 만들어 주로 각 지방자치단체 상수도사업본부에 납품하면서 국내 수돗물 품질 관리에 크게 기여해 왔다. 특히 계측기 종주국인 미국에 탁도계, 잔류염소계, 다항목 계측기 수출 실적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제품 성능과 품질 수준도 대내외적으로 널리 인정받았다.

이와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썬텍엔지니어링은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상수도 온라인 수질계측에 필수적인 5항목 센서를 모두 직접생산하는 기술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환경부가 올해 지정해 향후 5년간 지원하는 ‘혁신형 물기업’ 10곳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는 등 혁신형 물기업의 선도 케이스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그린뉴딜사업 중 하나로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생산과 공급을 위해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 K-water가 시행하는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스마트 지방·광역상수도 인프라 구축사업’에 중요 시설 중 하나인 다항목 수질계측기 전국 첫 발주로서 대구시에 157대 총 42억 원 상당의 납품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급으로 착실하게 실적을 쌓아 나가고 있다.

○‘아쿠아2000’ 수질 실시간 측정… 국내 최초 우수조달제품


대구 성내2동 행정복지센터 스마트 음수기 음용.
대구 성내2동 행정복지센터 스마트 음수기 음용.
미국 조지아주 정수장에서 사용 중 인 탁도계 TU90.
미국 조지아주 정수장에서 사용 중 인 탁도계 TU90.
미국 조지아주 정수장에서 사용 중 인 탁도계 TU90.
미국 조지아주 정수장에서 사용 중 인 탁도계 TU90.

썬텍엔지니어링의 이름을 널리 알린 제품으론 가장 먼저 다항목 수질계측기가 꼽힌다. 탁도, 잔류염소, 수소이온농도계(pH), 전기전도도, 온도 등 주요 수질 항목을 자동 연속 측정하는 기능을 갖춘 제품이다. 수질 측정의 정확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분당 약 250mL 유량으로 5항목을 측정해 물 낭비를 최소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원격 자가진단 기능으로 유지·보수의 편의성을 높인 점도 눈에 띈다. 특히 주력 상품인 다항목 수질계측기 아쿠아2000(Aqua2000)은 수돗물의 수질을 실시간 자동 연속 측정해 전송하는 장치로 2012년 국내 최초로 우수조달제품으로 지정됐다. 이후 최신 기술을 탑재한 두 번째 모델을 발표했는데 이 역시 우수조달제품으로 지정되며 국내 수질 관리 개선을 이끌어낸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항목 수질계측기
다항목 수질계측기
자동 드레인 장치
자동 드레인 장치
현재 단일 제품으로 최다인 전국 상수도 650여 곳을 운영 중으로 다항목 시리즈의 세 번째 모델로 아쿠아2000-5x의 경우 기존 모델의 약점과 단점을 보완한 최신 모델로 성능과 품질이 향상된 제품이라고 썬텍엔지니어링 측은 설명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센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UI, 디자인 모두 자체 개발에 성공한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자체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 수출 성과까지 이끌어냈다고 했다.

자동 드레인 장치로 국내 최초로 출시한 ‘ICT 융합형 상수도 수질조정 자동 드레인 장치’도 최근 이 회사를 널리 알리고 있는 대표 상품이다. 상수도관로에서 수돗물의 오염이나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신속하고 정밀하게 오염수를 배출하게 하는 장치다.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이 공급되는 데 있어선 필수적인 장치인 셈이다. 드레인 기능뿐만 아니라 초소형 계측기를 탑재해 상수도관망 수질오염 등 사고에 자체 대응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썬텍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하에 매설돼 있는 상수도관에서 오염수 배출 제어와 관리가 용의할 뿐만 아니라 지상에 모든 설비를 일체화해 설비 효율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관망에서 압력 차나 사용량 부족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정체수를 주기적으로 배출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잔류염소 하락에 따른 수질 오염과 퇴적물 방지 등에도 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조달청 혁신 시제품으로 지정됐고 중소벤처기업부의 성능 인증을 받았다. 서울시, 부산시, 한국수자원공사, 대구시, 양산시에 약 10억 원 규모로 다음 달에 납품할 예정이다.

○스마트 수돗물 음수기로 영역 확장


시험검사 라인.
시험검사 라인.
제품생산 라인.
제품생산 라인.

최근 정부에서 추진 중인 한국판 뉴딜, 즉 그린뉴딜 사업은 디지털과 친환경 그린 기술에 방점이 찍힌다. 썬텍엔지니어링은 이와 같은 정책 기조에 발맞춰 친환경 사업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신제품을 내놨다. 바로 스마트 수돗물 음수기다. 시민들에게 마시는 수돗물 수질 상태를 그 자리에서 디지털 데이터로 보여주고 지자체 등 공급자의 데이터 모니터링을 통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수질을 관리하는 장치다. 수돗물을 안심하게 마실 수 있게 하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

썬텍엔지니어링 손창식 대표는 “결과적으로 수돗물 음용률이 높아지면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오염을 줄이고, 먹는 물에 대한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도 낮추게 되면 정부나 공공의 신뢰성 또한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역시 최근 조달청의 혁신 시제품으로 선정돼 지자체 등으로 확장 가능성을 높였다.

스마트 수돗물 음수기
스마트 수돗물 음수기
스마트 수돗물 음수기
스마트 수돗물 음수기
회사는 신제품 개발 성과 등을 발판 삼아 해외 시장 개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썬텍엔지니어링은 2013년부터 수질계측기를 미국, 중국, 호주, 태국, 대만 등에 수출하고 있다. 전략적으로 먼저 선진국 시장에 진출해 인정받고 난 후에 동남아로 진출하겠다는 차별적인 전략을 세우고 있다. 전략적으로 미국 시장에 보다 공을 들이는 이유다.

미국엔 환경부의 해외 테스트베드 지원 사업에 힘입어 2017년 탁도계를 처음 수출했다. 올해는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10만 t 규모의 대형 정수장의 기존 제품들을 아쿠아2000으로 교체하는 성과를 이뤘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 아닌 순수 국산 제품 수출이라 더 뜻깊은 성과였다.

계측기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은 시민들에게 먹는 물을 공급하는 공공상수도시설(CWS)이 약 5만3400곳이 있다. 손 대표는 탁도계, 잔류염소계, 다항목 계측기는 2017년부터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고 밝혔다. 숫자로만 따지면 현재 미국 내 20여 개 시설에서 이 회사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손 대표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지만 미국에 지속적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특히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사용처에서 추가 구매도 이뤄지고 있어 제품의 성능과 품질을 충분히 인정받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현재 미 환경청(EPA)에서 추진 중인 120여 곳 잔류염소 측정장치 구매설치 사업에 현지 파트너사와 테스트베드를 마치고 수주를 위해 노력 중이다. 향후 3년 내 정수시설 약 1%인 500곳에 판매 설치를 목표로 적극적인 판촉도 계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손 대표는 정부의 혁신 시제품 구매 사업과 스마트 관망관리 인프라 구축 사업 분야에서 기술개발 제품을 적극 구매해주고 있어 혁신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좋은 발판이 되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실시한 ‘혁신 시제품 구매 사업’은 정부가 상용화 전 혁신제품의 초기 구매자가 돼 공공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개선하고 기업의 기술혁신을 지원하는 새로운 조달 방식이다. 썬텍엔지니어링의 ‘수질조정 자동 드레인 장치’가 2020년 제2차 혁신 시제품으로 지정됐다. 또 올해 스마트관망관리 인프라 구축사업의 주요 설비로 자동 드레인 장치가 선정되면서 기술 성과를 널리 드러낼 수 있었다.







▶㈜썬텍엔지니어링 손창식 대표 인터뷰

20년 이상 수질 분야 혁신 추구…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

손창식 ㈜썬텍엔지니어링 대표
손창식 ㈜썬텍엔지니어링 대표
썬텍엔지니어링 손창식 대표는 1998년부터 수질 환경 업종에서 일을 시작해 20년 이상 한 분야에 몸담은 업계 베테랑이다. 손 대표는 “사업 초기만 해도 국내 수질계측기는 대부분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수입했으며 가격도 비쌌거니와 수입국가의 횡포 등 문제점들이 많았다”고 떠올렸다.

당시 국내 환경에 맞는 적합한 제품을 개발하려 했던 국내 몇몇 기업은 기술과 인지도 부족, 판매 부진 등으로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결국 직접 국산화 작업에 나서기로 하면서 사업이 본격화됐다.

손 대표는 사업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직원의 25% 이상 연구직으로 구성하는 등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국내 환경에 맞는 국산 수질계측기를 개발하기 위해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그의 결단이었다. 세계적 수준의 측정 기술을 가진 혁신제품을 만드는 것을 처음부터 목표로 삼았다. 그렇게 오랜 시간 꾸준히 연구개발한 끝에 2011년 탁도·잔류염소·수소이온농도계(pH)·전기전도도 등 주요 수질 항목을 측정하는 센서를 자체 개발했다. 그리고 이를 적용한 ‘다항목 수질계측기’를 출시했다. 현재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등에 활발히 수출되고 있다.

현재 썬텍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2월 수질계측기 제조시설과 연구소를 대구 달성군 소재 국가물산업클러스터로 이전하면서 연구개발과 제조공정 고도화를 위해 약 4500m²로 시설 규모를 늘렸다. 여기에 20여 명 연구원을 신규 채용해 현재 6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한편 손 대표는 내년에 추가로 2500m² 면적의 연구동을 증설해 우수한 연구개발 인재 확보와 보다 신속하고 안정적인 고객 서비스망을 전국으로 구축하기 위해 총원 100명까지 고용을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는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센서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고도화하고 하·폐수, 해수, 대기 분야의 측정기술 개발로 사업의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손 대표는 수질계측기 분야의 과감한 투자가 이어질 수 있도록 향후 2년 내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고도 밝혔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중소벤처기업#기업#㈜썬텍엔지니어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