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靑 어린이날 영상메시지 국가계약법 위반…발주 뒤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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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9월 17일 16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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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유튜브 갈무리
사진=청와대 유튜브 갈무리
대통령비서실이 문재인 대통령의 ‘어린이날 청와대 랜선 특별초청’ 영상 제작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국가계약법을 위반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날 대통령비서실이 올해 어린이날 영상메시지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정식으로 용역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특정 업체에 용역을 발주해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올해 어린이날을 맞아 마인크래프트로 구현한 청와대에 어린이들을 초청하는 내용의 영상메시지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유명 유튜버 ‘도티’가 대표로 있는 샌드박스와 협업했다.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실 디지털소통센터는 지난 4월 24일 샌드박스에 영상 제작 용역(예산 5535만 원)을 발주하면서 계약 담당 부서에 계약 체결을 요청하는 등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또 샌드박스에 영상 제작 용역을 이미 발주한 이후인 4월 30일 샌드박스를 포함한 2개 업체로부터 견적서를 제출받은 뒤 5월 1일 계약 담당 부서에 용역 계약 체결을 요청했다.

결국 대통령비서실은 이미 최종 성과물 납품이 완료된 5월 4일 샌드박스와 계약을 체결했고, 6월 1일 용역 대금 5000만 원을 집행했다.

감사원은 “대통령비서실은 용역을 수행할 후보 업체 조사와 가격 시담을 통한 견적 금액의 적정성 등에 대한 사전 검토도 하지 못하고 사후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가계약법 제11조를 위반해 계약질서를 어지럽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통령비서실은 “어린이날 행사를 기존 청와대 초청 방식에서 온라인 동영상 제작·배포 방식으로 변경하는 최종 의사결정이 어린이날에 임박해 확정됨에 따라 행정처리가 미흡했다”며 “향후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등 조치하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감사원은 대통령비서실장에게 국가계약법에 규정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용역을 미리 발주해 성과물을 납품받은 후 계약을 체결하는 일이 없도록 계약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해 달라고 했다.

한편 이번 감사에서 대통령경호처 직원 4명이 소속 부서장의 결재나 별도의 근무상황 기록 없이 외부 강의를 한 사실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무기계약직을 채용하면서 당초 채용공고에 없던 연령을 심사기준으로 적용해 지원자 25명의 면접 기회를 박탈한 사실도 드러났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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