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부디 개천절 집회 미뤄주시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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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코로나 극복 절체절명 시기”… 보수단체 달래며 집회와 거리두기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일부 보수 단체의 개천절 반정부 집회 계획에 대해 “절제 있는 분노가 더 많은 호응과 지지를 받는다. 부디 집회를 미루고 국민과 함께해 주시길 두 손 모아 부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정부를 비판하는 단체엔 지지를 보내되 광복절 시위 때처럼 야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책임론에 휘말리는 것엔 선을 긋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원회의에서 “지금은 온 국민이 일치단결해 코로나19를 극복하느냐, 아니면 무너져 내리고 마느냐를 가늠하는 절체절명의 시기”라고 했다. 이어 “머리에 각인된 정권의 반칙과 국정파탄의 기억이 지워질 리 없다. 추석과 개천절에는 정부의 방역 정책을 준수해주실 것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1919년 스페인 독감으로 13만의 동포가 사망하고 온 나라가 패닉에 빠진 와중에도 죽음을 각오하고 3·1 만세운동에 나선 선조들이 생각돼 뭉클하고 정치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죄송스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발언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숨을 잠시 고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지도부 회의 등을 통해 수렴한 의견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권 반대 시위를 준비하는 보수단체들의 의지를 달래면서도 집회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가다듬으며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광복절 집회에서 당원과 지지자들의 참석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여권에선 집회에서의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야당이 명확히 선을 긋지 않은 책임이 있다”며 책임론을 제기해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집회 기획자들이 ‘문재인 정권의 도우미’가 아니라면 지금 당장 집회를 전면 취소해 주기 바란다”면서 “정권 반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 확산을 걱정하는 우려를 먼저 생각해 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자유연대와 천만인무죄석방운동본부 등은 ‘문재인 정권 규탄’ ‘추미애 직권남용 규탄’을 하겠다며 10월 3일 서울 광화문 일대 수천 명 규모의 집회 신고를 했다. 반아베 반일청년 학생공동행동, 민중민주당, 민주노총 건설노조 서울지부 등 진보 단체들도 서울 시내 곳곳에서 집회 신고를 했다. 경찰은 이 집회들을 포함해 3일 신고된 10명 이상 집회 70여 건에 대해 금지를 통고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김종인#코로나19#보수단체#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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