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독감철… ‘트윈데믹’ 경고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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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국 확산 비상]
코로나와 동시 번지면 방역 혼란… 8일부터 대상 늘려 무료접종 시작

“독감 정도 가지고 왜 호들갑이야!”

매년 가을이면 주위에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건강한 성인 중에는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시기가 와도 굳이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긴장할 필요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독감까지 유행할 수 있어서다.

독감과 코로나19는 호흡기 질환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발열 기침 근육통 같은 초기 증상이 판박이처럼 비슷하다. 검사 전까지 본인은 물론이고 의료진도 독감인지, 코로나19인지 알기 어렵다. 자칫 의료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지면서 지역사회에 코로나19가 대유행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른바 ‘트윈데믹(twindemic·비슷한 2개의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 대비가 중요한 이유다.

게다가 독감 유행 시기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독감 환자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방역당국은 유행주의보를 발령한다. 과거 독감유행주의보는 겨울에 접어들고 해가 바뀐 1월 정도에 주로 발령됐다. 하지만 2016년과 2017년 연이어 12월에 유행주의보가 발령됐다. 2018년과 2019년에는 11월 중순에 내려졌다. 그만큼 독감 유행이 일찍 시작하고 기간도 길어졌다는 뜻이다.

올해는 무엇보다 코로나19라는 심각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무료 예방접종 대상을 확대하고 시기도 당겼다. 우선 만 14∼18세 청소년, 만 62∼64세 어르신이 새로 포함됐다. 올해 독감 무료 예방접종 대상은 약 2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전 국민의 약 40%다. 예방접종은 8일부터 시작된다.

문제는 무료 예방접종 대상이 아닌 경우다. 만 19세 이상 성인은 의료기관에서 4만∼5만 원을 내고 접종해야 한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올해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건강한 성인도 접종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이 경우 백신 물량이 부족할 수 있다. 일단 정부는 무료 예방접종 물량 확보는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또 성인 수요가 증가해도 시기를 조절하면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09년 신종플루를 계기로 국내 백신 생산 역량이 크게 늘었다”며 “국내 공급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민 somin@donga.com·이소정 기자
#독감철#트윈데믹#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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