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 1조3000억 유상증자… 두산 대주주, 퓨얼셀 지분 무상증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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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비율 293%→177% 줄듯
업계 “경영 정상화 기반 갖추게 돼”

두산중공업이 올해 말까지 1조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두산 대주주 일가는 총 5470억 원 규모의 두산퓨얼셀 지분도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한다. 이렇게 되면 두산중공업은 총 1조8000억 원가량의 자본을 확충하게 돼 두산그룹의 경영난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4일 두산그룹은 공시를 통해 두산중공업이 1조3000억 원 규모로 유상증자한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의 대주주인 ㈜두산은 두산솔루스, 모트롤BG 사업부 매각을 통해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의 재무 상태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두산중공업의 부채 비율은 292.88%다. 이날 발표대로 자본 확충이 이뤄지면 부채 비율은 177.34%로 줄어든다. 유상증자한 금액을 부채 상환에 쓸 경우에도 부채 비율은 100%포인트 내외 줄어든다.

두산 측은 “7월에 골프장 클럽모우CC를 매각한 자금으로 부채를 일부 갚았고, 가시권에 들어온 두산타워, 두산건설 등 매각이 완료되면 이것도 부채 상환에 쓸 예정이다. 유상증자와 자산 매각을 통해 채권단에 약속한 3조 원 규모 자구안 마련의 기틀이 갖춰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6월에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채권단의 지원으로 금전적인 부채를 넘어 사회적인 부채를 지게 됐다. (이를 갚기 위해) 두산중공업이 3조 원 이상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연내 1조 원 규모 유상증자와 자본을 확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회장 등은 두산퓨얼셀 지분을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함으로써 자구안 마련에 힘을 더 보탰다.

업계는 두산중공업이 부채 비율을 낮추면서 동시에 사업구조 변신에 속도를 붙여 경영 정상화를 위한 기반을 어느 정도 갖추게 됐다고 본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사업 방향을 원자력과 화력에서 풍력, 가스터빈, 그린수소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 쪽으로 잡고 있다. 발전용 연료전지 회사인 두산퓨얼셀은 특히 수소 부문에서 독보적 지위를 갖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퓨얼셀 대주주가 되면서 친환경 발전기술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두산중공업#유상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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