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C노선 인덕원 정차, ‘인정’합시다[기고/최대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최대호 경기 안양시장
최대호 경기 안양시장
국토교통부가 9월 GTX-C노선 기본계획을 발표한다. 세간에서는 정차역을 두고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고조되고, 정치적 논리가 개입했다는 의심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애초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이란 없다. 갈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정적으로 생각할 게 아니라 시민의 행복을 위한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C노선은 덕정역부터 수원역까지 수도권을 종단하는 광역급행철도 노선이다. 기본적으로 수도권 시민들의 빠르고 편리한 발이 돼야 한다. 여기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문제는 아무런 대안이나 객관적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지역의 이익만을 생각해 무리하게 정차 주장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C노선을 둘러싼 논란만 심화시키고 지역 이기주의를 조장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C노선이 인덕원에 정차해야 한다는 안양시의 주장은 명백한 근거와 합리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 인덕원역에는 4호선 외에도 월곶∼판교선, 인덕원∼동탄선까지 정차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도시·광역·일반철도 모두가 연계·환승하는 공간이자 수도권 최대의 철도 허브로 발전하게 된다. 또 안양 광명 시흥 과천 군포 의왕 수원 시민이 이용할 수 있다. 인덕원은 수도권 남부도시를 연결하는 요충지 역할을 하게 된다.

경제적 타당성도 확보했다. 인덕원역을 신설할 경우 비용 대비 편익(B/C)이 1.05다. 기존 정거장을 활용할 경우 무려 3.33까지 올라간다. 통상적으로 B/C값이 1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인덕원역 정차를 반대하는 논리는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이다. 정차 횟수가 늘어나면 표정속도(목적지까지의 거리를 목적지까지 걸린 시간으로 나눈 것)가 느려지는 건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단순 속도만 고려해 정차역을 정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속도’ ‘환승 편의성’ ‘이용 수요’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C노선이 인덕원에 정차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인덕원 정차로 지연되는 시간은 고작 54초. 반대로 인덕원에 정차하지 않으면 2회 환승, 최대 33분의 환승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 54초만 천천히 가면 최대 16분의 환승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C노선 정차 문제는 단순히 속도가 얼마나 빠르고 느린지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시민이 교통 편익을 누릴 수 있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인덕원역은 C노선까지 모두 4개 노선이 지나가고, 하루 4만 명 이상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에서라도 인덕원역에 정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철도교통은 한번 노선을 정하면 다시 되돌릴 방법이 요원하다. 지금 우리가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으려면 정치적 논리와 지역 이기주의는 다 버리고 오직 수도권 시민의 교통복지를 위해 시민만 생각하고 결단해야 한다. 그 출발점은 C노선의 인덕원역 정차가 되어야만 한다. 부디 국토부가 깊이 생각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길 기대해본다.

최대호 경기 안양시장
#인덕원#gtx-c노선#국토교통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