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주소에 무단 이탈까지… 정부 “외국인 격리위반 처벌 강화”

강동웅 기자 입력 2020-08-01 03:00수정 2020-08-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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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주 확진자 65%가 해외유입
입국때 여러명이 같은 주소 적거나 고시원-모텔 등을 주소지로 신고도
단기 체류자, 임시시설 탈출 속출
정세균 총리 “외국인 신고한 주소지 확인” 위반땐 ‘벌금 200만원’ 상향 추진

수도권의 한 사업장에서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 A 씨(27)는 올 2월 한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고국인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갔다. 이후 한국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는 걸 보고 지난달 5일 다시 입국했다. 해외 입국자 신분이라 곧바로 14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8일 만인 13일 A 씨는 격리수칙을 어기고 집 밖으로 나갔다가 방역당국에 적발됐다. 조사 결과 A 씨가 입국하면서 제출한 집 주소는 옛날 거주지였다. 입국 검역 때 허위로 주소지를 신고한 것이다. 정부는 A 씨를 조만간 카자흐스탄으로 출국시킬 예정이다.

○ 잇따르는 외국인 ‘자가 격리 일탈’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하지만 상당수 나라에서는 2차 유행이라 부를 만큼 확산세가 심상찮다. 국내에서도 이미 해외 유입 확진자 수가 지역감염을 넘어선 상태다.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2주간(17∼30일) 발생한 해외 유입 확진자는 408명이다. 전체의 64.5%에 달한다. 직전 2주(3∼16일)에는 해외 유입 확진자 비중이 54.4%였다. 3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36명 중에서도 해외 유입이 22명이었다.

외국인 자가 격리자 수도 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현재 전체 자가 격리자는 3만1242명이다. 이 중 외국인은 8303명(26.6%)이며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다 보니 격리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자가 격리 중이던 중국인 남성 B 씨(47)는 지난달 29일 경기지역의 한 보건소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다. 검사 후 곧바로 집에 가지 않고 근처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구입했다. 카자흐스탄 출신의 20대 여성 C 씨는 같은 달 16일 자가 격리를 시작했다. 하지만 23일 남자친구를 만나러 집 밖으로 나섰다가 적발됐다. 이들은 모두 장기 체류를 위해 한국에 온 외국인이다. 지금까지 자가 격리 수칙을 위반한 외국인은 126명에 이른다. 모두 감염병 예방법에 따른 형사처벌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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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체류 외국인 중에서도 일탈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달 20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베트남 남성 3명은 27일 경기 김포시의 임시생활시설에서 무단이탈했다. 이들은 근처 텃밭에 있는 폐가에 머물다 사흘 만에 붙잡혔다. 이들은 무단이탈한 이유에 대해 “돈을 빨리 벌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 이제 집 주소도 꼼꼼히 확인한다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한국에 오는 외국인은 공항에서 특별입국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별검역신고서와 자가 격리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등 네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입국이 가능하다. 검사 결과에 따라 집 또는 시설에서 격리 생활을 한다. 하지만 입국 때 가짜 주소를 적어 내는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 또 여러 명이 같은 주소를 신고한 경우도 있었다. 일부는 허위 신고일 가능성이 높다. 고시원이나 모텔 같은 주소를 써내는 경우도 있다. 현재 입국검역 과정에서 직접 전화를 거는 방식으로 연락처를 확인하지만 주소지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자가 격리 중인 외국인의 실제 거주지까지 확인하기로 했다. 31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외국인이 신고한 국내 주소지의 실제 거주 여부와 자가 격리 적합 여부를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처벌도 강화된다. 현재 출입국관리법 98조에 따르면 주소지를 변경한 외국인이 14일 이내에 이를 신고하지 않으면 1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법무부는 벌금을 200만 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외국인 입국자#자가격리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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