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FC서울… ‘독수리’ 날개 접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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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감독, 성적 부진 책임 사퇴… 2018년 中서 돌아와 다시 지휘봉
강등위기 팀 구하고 작년엔 3위 선전, 올 시즌 11위 부진… FA컵도 탈락

‘독수리’ 최용수 FC서울 감독(47·사진)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서울은 30일 “최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차기 감독은 현재로서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관계자에 따르면 최 감독은 29일 포항과의 축구협회(FA)컵 8강전에서 1-5로 패한 뒤 구단에 사퇴 의사를 전했다. 당시 최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돌파구 마련을 위해 발악을 해도 일이 쉽게 되지 않는다. 결과는 내 부족함 때문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 관계자는 “최 감독을 붙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감독의 의지가 확고했다”고 전했다.

2011년 감독 대행으로 서울을 지휘하기 시작한 최 감독은 2012년 K리그 우승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6년 6월 장쑤 쑤닝을 맡아 중국으로 떠났던 최 감독은 해외 생활을 마치고 2018년 10월 다시 서울의 지휘봉을 잡았다. 사령탑 재부임 당시 강등 위기에 놓인 팀의 K리그1(1부) 잔류를 이끌며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에는 K리그1 3위로 선전했지만 올 시즌에는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13라운드까지 치른 30일 현재 12개 구단 중 11위에 머무르고 있다. K리그1에서 4경기 연속 무승(1무 3패)의 늪에 빠져 있는 가운데 FA컵에서도 탈락하면서 최 감독은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과거 최 감독의 공격적인 전술을 앞세워 리그를 호령했던 서울의 올 시즌 팀 득점은 10골(공동 9위)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여름 이적 시장에서 외국인 선수 등 공격수 영입에 실패하면서 최 감독은 궁지에 몰렸다. 시즌 개막 전 이적 협상이 결렬돼 홍역을 치른 해외파 출신 베테랑 기성용(31)을 재협상 끝에 영입했지만 기성용은 미드필더로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시즌을 앞두고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아 한동안 보호대를 차고 벤치를 지켰던 최 감독은 성적 부진 등에 따른 심적 부담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관중으로 열린 5월 안방경기에서 관중석에 성인용품인 ‘리얼돌’을 비치해 물의를 빚는 등 경기 외적으로도 크게 흔들렸던 서울은 사령탑마저 공석이 되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서울 관계자는 “당분간 김호영 수석코치 체제로 팀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독수리#최용수 감독#fc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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