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에 승복? 지켜보자”… 대선 불복 내비친 트럼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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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에 지지율 15%P 밀리자 “우편투표는 부정선거 수단” 공격

11월 3일 실시되는 미국 대선을 100여 일 남겨둔 시점에서 야당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에게 크게 밀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이 대선 불복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지면 승복하겠느냐는 질문에 “나는 패배하는 것을 싫어하며 자주 지지도 않는다. 지켜보자”라고 답했다. 진행자가 ‘선거 결과를 인정하겠다고 답할 수 있느냐’고 거듭 물었는데도 “예스(Yes)라고 하지도, 노(No)라고 하지도 않겠다”고만 답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큰 차이로 뒤지고 있다. 이날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와 ABC뉴스의 공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의 전국 지지율은 55%로 트럼프 대통령(40%)을 15%포인트 차로 크게 앞섰다. 지난달 중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에게 두 자릿수 격차로 밀린 조사 결과만 7번째다. 무디스 애널리틱스 역시 실업률 등 경제 지표를 감안할 때 바이든 후보가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중 308명을 확보해 트럼프 대통령(230명)을 넉넉히 제칠 것으로 예측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근소한 차로 재선에 실패하면 실제로 불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대안으로 거론되는 우편 투표를 두고 ‘부정선거 수단’이라며 강력히 반대했다. 내심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지만 투표율은 낮은 젊은층과 흑인 유권자들이 우편 투표에 대거 참여할까 봐 걱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은 “그가 대선에서 지면 절대 평화로운 권력 이양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경우 법적 분쟁과 이로 인한 정치적 갈등, 국론 분열, 행정 공백 등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열혈 지지자와 반대파가 서로 대립하면서 폭력 시위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2020 미국 대선#트럼프#대선 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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