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마스크 안 쓸래요” 반납-기부 10만장 달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배포때부터 논란… 5200억 낭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으로 야심 차게 도입한 소위 ‘아베 마스크’가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시민들이 일제히 필요 없다고 거부하는 바람에 상당수가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20일 마이니치신문은 현재까지 시민들이 반납하거나 기부한 ‘아베 마스크’ 수량이 최소 10만 장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배포 주무 부서인 후생노동성에 직접 반송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소속 지방자치단체에 이를 반납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아베 정권은 마스크 부족 현상이 심했던 올해 4월 17일 ‘전국 모든 가구에 천 마스크를 2장씩 배포하겠다. 여러 번 빨아 쓸 수 있어 마스크 부족에 대한 국민 불안이 사라질 것’이라며 이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크기가 작다’ ‘벌레와 이물질이 나왔다’ 등 갖가지 품질 불량 논란이 속출했다. 배포에도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 올해 6월 중순에야 약 1억3000만 장의 전국 배포가 완료됐다. 이 시점에는 이미 마스크 부족이 상당 부분 해소돼 466억 엔(약 5200억 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 조짐이 뚜렷한데도 아베 정권이 내수 활성화를 위해 국내 여행비를 보조해주는 ‘고투트래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아사히신문의 18, 19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22일부터 시작되는 고투트래블 사업에 대해 응답자의 74%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17∼19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0%가 “시행이 너무 빠르다”고 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마스크#코로나19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