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아파트값 상승률, MB-朴정부 2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경실련, 가격상승 실태 분석
“3년간 서울아파트 52% 올라… 최저임금으로 집 사려면 43년”

문재인 정부 3년간 서울 아파트 값 상승률이 박근혜 이명박 정부의 2배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 정부가 최저임금을 크게 인상했지만 최저임금을 모아 서울 아파트를 사는 데 걸리는 기간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서울 아파트 값 상승실태 분석 발표’ 회견을 열었다. 경실련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3년(2017년 5월∼2020년 5월) 동안 서울 아파트 중위값은 한 채당 3억1400만 원이 상승했다. 이에 비해 이명박 정부(2008년 2월∼2013년 2월) 때는 1500만 원(―3%)이 떨어졌고, 박근혜 정부(2013년 2월∼2017년 3월) 때는 1억3400만 원(29%)이 올랐다. 두 정권에 걸쳐 총 26%의 상승률을 보인 반면에 현 정부에선 3년 만에 52% 올랐다.

각 정권의 최저임금으로 서울의 중위 값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2020년 5월 기준)에서는 43년이 걸렸다. 이명박 정부(2013년 2월 기준)와 박근혜 정부(2017년 3월 기준)에선 각각 38년과 37년이 걸렸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을 표방하며 3년간 최저임금을 가장 많이 올렸는데도 최저임금으로 아파트 장만에 걸리는 기간은 오히려 더 늘어났다.

이러한 급격한 아파트 값 상승은 소득 불평등을 키웠다는 게 경실련의 분석이다. 경실련이 통계청 자료를 통해 서울 아파트에서 발생한 불로소득을 추산한 결과 문재인 정부에선 그 규모가 493조 원에 이르렀다. 같은 방식으로 불로소득을 추산할 경우 이명박 정부 시기엔 35조 원 감소했고 박근혜 정부 땐 155조 원이 발생했다.

경실련 분석 결과 전국 아파트 중위 값은 문재인 정부 때 3억600만 원에서 3억6800만 원으로 올랐다. 이명박 정부 시기엔 2억2600만 원에서 2억4000만 원으로, 박근혜 정부 땐 2억4000만 원에서 3억500만 원으로 각각 상승했다. 경실련은 KB주택가격 동향과 한국은행, 통계청 발표 자료 등을 토대로 아파트 중위 값을 비교했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원인으로 꼽았다. 도시 뉴딜 정책이 나와 서울 강북 구도심 아파트 값이 폭등했고, 여기에 등록 임대업자 세금 공제와 3기 신도시 추진 등의 정책이 아파트 값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고 봤다. 김현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정부가 힘없는 서민을 무시하면서 개발독재 방식의 대책만 쏟아내고 있다. 진정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불평등 실태를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 정확한 통계 체계부터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서울 아파트 값#문재인 정부#최저임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