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골 많아진 전북… 강한 뒷심? 공격 약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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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승중 4승 막판 가슴 졸이는 승리
경기 내용 안좋고 득점 4위 그쳐도 중요한 순간 한방으로 선두 지켜
전문가 “문선민-로페즈 이탈로 공격력 떨어져… 발빠른 윙어 필요”

전북 한교원(오른쪽)이 21일 광주와의 경기에서 후반 40분 결승골을 터뜨린 뒤 이주용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전북은 이번 시즌 7승 가운데 4승을 경기 시작 80분 이후 나온 ‘극장 골’로 가져왔다. “‘승리 DNA’를 가진 팀이라 후반 집중력이 높다”고 칭찬하는 팬들이 있는 반면 “시원하게 이기는 경기가 없다”며 엇갈린 반응을 내놓는 팬들도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 한교원(오른쪽)이 21일 광주와의 경기에서 후반 40분 결승골을 터뜨린 뒤 이주용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전북은 이번 시즌 7승 가운데 4승을 경기 시작 80분 이후 나온 ‘극장 골’로 가져왔다. “‘승리 DNA’를 가진 팀이라 후반 집중력이 높다”고 칭찬하는 팬들이 있는 반면 “시원하게 이기는 경기가 없다”며 엇갈린 반응을 내놓는 팬들도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단독 선두(승점 21·7승 1패) 전북은 이번 시즌 유독 ‘극장골’(경기 종료 시간에 임박해 승부를 결정짓는 골)로 이긴 경기가 많다.

전북은 21일 후반 40분 골대 앞 혼전 상황에서 터진 한교원의 골로 광주에 1-0으로 이겼다. 광주보다 3배 많은 슈팅(전북 21개, 광주 7개)을 시도한 끝에 터진 이 골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전북은 이 밖에도 1라운드 수원전(1-0 승), 2라운드 부산전(2-1 승), 7라운드 포항전(2-1 승) 등을 80분 이후에 터진 결승골로 이겼다. 이번 시즌 7승 가운데 4승을 극장골로 거둔 셈이다. 한교원은 “초반에 득점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건 아니다. 전반에는 서로 힘이 있다 보니 상대방을 누르지 못했다. 우리는 상대가 지친 타이밍에 힘으로 누를 집중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K리그 4년 연속 우승이자 역대 최다 정상 등극(8회)에 도전하는 전북은 ‘짧고 굵게’ 뛰는 스타일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경기 내용이 나쁘더라도 어떻게든 점수를 내 승점 3을 챙긴다. 8경기 13골로 팀 득점은 울산(19골), 대구, 포항(이상 15골)에 이은 4위다.

개인 통산 최다 득점(227골) 기록을 갖고 있는 베테랑 이동국(41)이 4골로 노련미를 과시하고 있고, 미드필더 한교원(30)이 3골 3도움으로 측면에서 제 몫을 하고 있다. 이 밖에 이번 시즌 합류한 신예 조규성(22)과 외국인 공격수 벨트비크(29), 골 넣는 수비수 김민혁(28) 등도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경기 막판까지 팬들의 가슴을 졸이게 하는 전북의 공격력 약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극장골이 많다는 건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통계상으로 전북은 지난 시즌에 비해 슛 정확도가 떨어진 모습이다. 지난 시즌 전체 슈팅(525개) 가운데 약 54%(281개)가 유효슈팅이었지만 이번 시즌 유효슈팅 비율은 약 43%(133개 중 57개)에 그친다. 전북보다 유효슈팅 비율이 낮은 팀은 서울(37%·10위)과 부산(35%·8위)뿐이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지난 시즌 측면을 책임지던 문선민, 로페즈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탈하면서 측면 스피드가 떨어졌다. 공격이 중앙으로 몰리면서 상대가 수비하기 편한 형태가 됐다. 지금처럼 막판까지 접전을 펼치다 보면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선수들의 무리한 출전에 따라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에 경기 막판 페이스가 떨어질 우려도 나온다. 전북은 공격 루트 다양화를 위해 여름 이적 시장에서 발 빠른 윙어를 노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프로푹구#k리그#전북 한교원#극장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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