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위험군 이동 금지”… 베이징市 ‘準봉쇄’ 돌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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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파디 시장 관련 감염 111명으로 택시-공유車 시외이동 금지시켜
베이징 진입-외출 엄격히 통제… “고속도로 봉쇄됐다” 소문도 돌아
우한대 교수 “전염력 더 강해져”

중국 베이징(北京) 신파디(新發地) 농수산물 도매시장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베이징시 당국이 고위험군 시민의 도시 밖 이동을 금지했다. 또 베이징 외부를 오가는 상당수 시외교통 운행도 중단했다. 과거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같은 도시 전체 봉쇄는 아니지만 수도 베이징이 ‘오갈 수 없는 지역’으로 변했다.

시 당국은 16일 확진자와 밀접 접촉하는 등 고위험 인원이 베이징을 떠나는 것을 엄격히 통제한다고 밝혔다. 신징(新京)보는 이날 “베이징 서남부 류리차오(六里橋) 터미널에서는 17일부터 (베이징 외부를 오가는) 대부분의 장거리 노선이 중단된다. 다른 장거리 버스 터미널들도 일부 노선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 톈진(天津), 허베이(河北)성, 산둥(山東)성을 오가는 장거리 버스 노선 및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과 허베이,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를 오가는 버스 노선 운행이 중단됐다. 택시와 공유 서비스 차량이 시외로 이동하는 것도 금지됐다. 인터넷에는 “베이징으로 진입하는 고속도로가 봉쇄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는 베이징 이외 도시로 신파디 시장발 코로나19가 확산된 데 따른 조치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15일 확진자 27명이 추가로 확인돼 5일 만에 환자 수가 106명이 됐다. 허베이성과 쓰촨(四川)성 야안(雅安)시에서도 각각 4명,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신파디 관련 환자는 111명으로 늘었다.

상하이(上海) 등 주요 도시 30여 곳은 베이징을 방문한 여행객에 대해 2∼3주간의 격리 조치를 취했다. 랴오닝(遼寧)성,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 등은 시민들의 베이징 방문을 금지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베이징이 가면 안 되는 지역이 됐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시는 확진자 발생 주변 지역을 봉쇄하고 거주민 전체에 대해 코로나19 핵산 검사와 자가 격리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확진자가 나온 시청(西城)구 톈타오훙롄(天陶紅蓮) 채소시장과 주변 주택단지 7곳도 16일부터 봉쇄했다. 시내 전통시장 11곳도 문을 닫았다. 양잔추(楊占秋) 우한대 바이러스연구소 교수는 관영 환추(環球)시보에 “신파디발 바이러스가 우한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도 2차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수도 로마 의 산라파엘레 피사나 병원에서 최근 100여 명이 집단 감염됐고 이 중 5명은 사망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해당 병원을 폐쇄한 뒤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청정지’를 선언한 뉴질랜드에서는 24일 만에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다. 보건부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영국에서 들어온 입국자와 관련된 감염 사례 두 건에서 확진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뉴질랜드 내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에서 입국한 사람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베이징=윤완준zeitung@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중국 베이징#봉쇄 조치#코로나19#신파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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