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변호사 명의 빌린 ‘회생 브로커’ 적발…300억대 대출 드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5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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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 변호사 명의로 개인회생 사건을 처리한 법조 브로커들이 검찰에 대거 적발됐다. 브로커와 연계해 대출을 알선한 대부업체의 대출 규모가 300억 원을 넘고 연루된 회생 브로커도 30명 이상이었다.

수원지검 안산지청(지청장 배성범)은 빌린 변호사 명의로 수천 건의 개인회생 사건을 처리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안모 씨 등 회생 브로커 5명을 구속 기소하고 달아난 3명을 쫓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은 특히 개인회생과 관련해 총 300억 원대 대출을 받아 거액의 수수료를 챙긴 대부업체 L사 대표 김모 씨도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했다.

법조계에서 L사는 개인회생 관련 대출 전문기관으로 손꼽힌다. 검찰 수사 결과 L사의 총 대출 액수가 300억 원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개인회생 비리와 관련해 동일 대부업체의 대출 액수로 적발된 규모 중 최대다. L사 관계자들은 개인회생 대출액의 30%를 수수료로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안 씨 등 브로커들은 변호사 명의를 바꿔가며 사용했는데 갓 변호사 활동을 시작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회생 브로커의 타깃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브로커들은 변호사 사무실에 따로 책상을 놓고 의뢰인을 맡아 직접 사건을 처리했다. 많게는 5000여 건에서 각자 수천건의 개인 회생 사건을 처리해 억대 연봉을 올렸다. 검찰은 명의를 빌려준 법무사 1명은 불구속 기소했고 범행에 연루된 변호사들도 차례로 소환할 계획이다.

법조계의 불황 속에 형편이 어려운 변호사의 명의를 빌려 개인회생 비리를 저지르는 고질적 비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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