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發 정계개편 바람]
靑 “玄수석 탈땐 뒷좌석 비어있어”… 鄭측 “자리 앉아 있었다” 다른 말
鄭, 귀경 않고 돌연 지역구 공주로
“일부 세력, 반성없이 당권만 생각”
정진석 “생각 좀 가다듬겠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8일 충남 공주시 자신의 사무소를 나와
차량에 타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후 서울행 KTX를 타고 오던 중 갑자기 지역구인 공주에
하차했고 “(향후 대응에 대해) 생각을 좀 가다듬겠다”고 밝혔다. 공주=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친박(친박근혜) 보이콧’ 사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대책위원으로 선임한 10명을 교체하는 대신 애초 친박계에 제안한 비대위원 5명을 추가 선임하는 방향을 비중 있게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정 원내대표는 조만간 중진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는 18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낮 12시 44분 서울행 KTX를 탔다가 갑자기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에서 하차했다. 부친 정석모 전 내무부 장관의 묘소를 참배하고 지역구 사무실에서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 원내대표는 측근들에게 “혁신위원장과 비대위원 인선 문제까지 일일이 청와대와 상의해야 하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당 정책에 대한 협의는 당연히 청와대와 해야 하지만 쇄신 작업은 당내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정 원내대표는 공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박계가 비대위와 혁신위원장 인선에서 계파 안배를 문제 삼은 것에 대해 “나한테 사전에 계파 얘기를 꺼낸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고 나도 계파 이런 것을 개념에 둔 적이 없다”고 말했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이 사과를 요구했다고 하자 “그 사람이 뭐라 하든 어제오늘 일도 아니다”라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나는 당에서 혼자다. 주변에 사람도 없다”며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민의를 뛰어넘는 가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은 정권 재창출이 지상 최고의 목표인데 당내 일부 세력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필요한 반성과 혁신 없이 당권 장악만 생각하고 있다”며 지적했다.
與원내대표실 대통령 축하 난만 덩그러니 18일 국회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의 텅 빈 집무실에 박근혜 대통령이 보낸 축하 난이 놓여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냉랭해진 당청 관계는 이날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으로 향하는 광주행 KTX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정 원내대표는 오전 6시 37분 용산역에서 광주행 KTX에 올랐다. 16분 뒤 광명역에선 현기환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같은 기차의 정 원내대표 바로 앞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둘은 광주에 도착할 때까지 약 2시간 동안 단 한 차례도 인사나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청와대는 현 수석이 KTX에 탔을 때 뒷자리가 비어 있었고 자리에 앉은 뒤 바로 잠을 청했다며 의도적으로 외면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현 수석은 광주에 도착해 휴대전화로 관련 뉴스를 확인했고 행사장에서 정 원내대표에게 “뒷자리에 앉으셨더군요.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인사한 뒤 악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KTX에 타고 있던 당 관계자는 “현 수석이 탔을 때 정 원내대표는 자리에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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