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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1일 10시 04분


코멘트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불릴 정도로 패션 브랜드의 격전지가 된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 특히 올해는 시상식을 중계하는 ABC가 레드카펫까지 독점으로 방송하는 권리를 따냈고, 그 결과 아카데미 시상식은 최근 1년간 미국에서 방송된 예능 관련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쯤 되면 아카데미 시상식의 예고편쯤으로 생각했던 레드카펫이 본편을 위협하는 경지에까지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레드카펫 드레스는 배우들이 그날의 기분에 따라 즉흥적으로 골라 입는 옷이 아니다. 패션 브랜드들이 스타에게 자신들의 드레스를 입히기 위해 들이는 노고는 상상 이상이다. 일부 브랜드는 전담 팀을 만들어 1년 동안 준비하기도 한다. 이는 그만큼 레드카펫의 영향력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만장일치란 바로 이런 것! 모두가 선정한 베스트 드레서

케이트 블란쳇 Cate Blanchett

생년월일 :
1969년 5월 14일

신체사항 : 키 174cm, 몸무게 57kg

데뷔작 : 연극 〈올리나〉(1992)

대표작 : 〈엘리자베스〉(1998) 〈반지의 제왕〉(2001)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08) 〈블루 재스민〉(2013)

가족사항 : 영화감독 앤드루 업턴과 1997년 결혼, 3남

PROS :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 베스트와 워스트에 대해서는 패션 관계자들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올해는 모든 패션 매거진과 웹사이트, 블로그, SNS 그리고 방송까지 케이트 블란쳇의 민트색 아르마니 프리베 드레스에 박수와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예술 작품의 경지에 이른 듯한 정교한 디테일의 민트색 드레스는 케이트 블란쳇의 우아함을 최고로 끌어올렸다.

CONS : 굳이 한 가지 언급하자면, 영화 〈캐롤〉에서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액세서리가 될 뻔했던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손에 쥐지 못한 것!

레드카펫을 환하게 수놓은 스칸디나비아의 빛

알리시아 비칸데르 Alicia Vikander

생년월일 : 1988년 10월 3일

신체사항 : 키 166cm, 몸무게 53kg

데뷔작 : 〈퓨어〉(2010)

대표작 : 〈안나 카레니나〉(2012) 〈엑스 마키나〉(2015) 〈대니쉬 걸〉(2015)

가족사항 : 2014년부터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와 교제 중

PROS : 스웨덴 왕립 발레학교를 졸업한 발레리나 출신의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20대의 나이에 걸맞은 루이비통의 옐로 드레스로 뉴 페이스의 신선함을 제대로 뽐냈다. 거기에 〈대니쉬 걸〉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자마자 바로 수상(여우조연상)의 영예까지 안았으니 그 기쁨은 두 배.

CONS : 다소 까무잡잡한 피부톤 때문에 노란색 드레스가 잘 안 어울릴 수 있었지만, 탄력 있는 피부와 생기발랄함으로 극복한 케이스. 한 가지 흠이라면 헤어스타일이 세팅되지 않아 드레스를 받쳐주지 못한 점.

〈매드맥스〉의 전사, 레드카펫의 여신으로 복귀하다

샤를리즈 테론 Charlize Theron

생년월일 : 1975년 8월 7일

신체사항 : 키 177cm, 몸무게 55 kg

데뷔작 : 〈48시간의 킬링 게임〉(1996)

대표작 : 〈데블스 에드버킷〉(1997) 〈스위트 노벰버〉(2001) 〈몬스터〉(2003) 〈영 어덜트〉(2011)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2015)

가족사항 : 배우 스튜어트 타운센드와 2010년 이혼, 1남 1녀 입양

PROS : 웬만한 자신감 없이는 시도할 수 없는 레드카펫 위의 레드 드레스를 과감히 그리고 멋들어지게 표현해냈고, 깊게 파인 가슴에 완벽하게 위치한 다이아몬드 목걸이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심플할 수도 있는 디올의 레드 드레스가 샤를리즈 테론,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만나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었다는 평.

CONS : 최상의 미모와 스타일을 뽐내주었지만, 이전과 다른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그녀이기에 조금은 크리에이티브한 디자인의 드레스나 획기적인 아이템을 시도해주길 내심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너무 모범 답안이라 다소 재미가 없다고 느끼는 것이 필자만은 아닌 듯.

올해 오스카 최우수 선견지명상아르마니

레이디 가가 Lady GaGa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똑같은 코멘트를 썼지만, 레이디 가가는 이제 더 이상 패셔니스타라고 불리기에는 무리가 있는 듯. 올해는 작년의 대대적인 혹평들 탓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해 보였지만, 그래도 모두가 입을 모아 “그게 정말 최선이었습니까?”라고 반문하고 있는 중.

그동안 동고동락했던 스타일리스트 니콜라 포미체티와 잠정적으로 결별하고, 그의 어시스턴트로 있었던 브랜든 맥스웰이 그녀의 스타일링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번 레드카펫에서 선보인 아이보리 컬러의 점프슈트 스타일 드레스는 보완할 점이 아주 많아 보였다. 최근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새로운 진로를 모색 중인 레이디 가가. 스타일 면에서도 탈출구를 찾아봐야 할 듯.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Leonardo DiCaprio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 사람은 여우주연상 수상자다. 그도 아니면 보통 여우조연상 수상자. 하지만 올해는 좀 달랐다. 영화 〈룸〉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브리 라슨과 〈대니쉬 걸〉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다 보니 거의 화제가 되지 못했고, 그래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더욱더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다. 특히 케이트 윈슬렛과 함께한 레드카펫 위에서의 투 샷은 영화 〈타이타닉〉의 잭과 로즈의 재회를 연상케 하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의 순간이었다.

사실 올해는 시상식 전부터 디카프리오가 오스카상의 한을 풀 수 있을지가 언론과 대중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기에 최고의 디자이너들이 그에게 자신의 턱시도를 입히려고 엄청난 공을 들였다. 최후의 승자는 슈트의 명가 조르지오 아르마니. 이를 위해 아르마니는 지난해 브랜드 론칭 40주년 기념 파티에 디카프리오를 초대하는 등 사전 작업을 했다니, 그 선견지명이 놀라울 따름. 하지만 구두까지는 신기지 못하고 크리스찬 루부탱에게 넘겨주었다.

Joel Kimbeck

뉴욕에서 활동하는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젤리나 졸리, 기네스 팰트로, 줄리아 로버츠, 아만다 사이프리드, 미란다 커 등 세기의 뮤즈들과 함께 작업해왔다. 현재 ‘pertwo’를 이끌며 패션 광고를 만들고 있다. ‘레드 카펫’을 번역하고 ‘패션 뮤즈’를 펴냈으며 한국과 일본의 미디어에 칼럼을 기고한다.

글 · 조엘 킴벡 사진제공 · REX 디자인 · 최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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