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北근로자 망명 길목 차단 ‘北 편들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대북제재 이후]모스크바 유엔인권판무관실 폐쇄
탈북자 북송 경고한 유엔에 맞대응

러시아 당국이 모스크바 주재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를 전격 폐쇄했다고 현지의 리아노보스티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한다”고 전했지만 이달 초 OHCHR와 러시아 정부가 탈북자 북송 문제를 놓고 충돌했던 것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의 OHCHR 폐쇄는 지난달 2일 북한 박명국 외무성 부상이 러시아를 방문해 ‘불법 입국자와 불법 체류자 수용과 송환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고 이달 초 김영철 북한 대남비서가 러시아를 극비 방문한 데 이은 것이다. 김 비서는 지난달 탈북자 주요 탈출 경로인 라오스를 방문했다. 이어 북한과 라오스는 이달 5일 탈북 루트 차단 내용을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상호협정’을 체결했다.

모스크바 OHCHR 폐쇄는 러시아를 통해 한국행을 모색하는 북한 근로자들에게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오는 거의 유일한 길은 유엔에서 난민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OHCHR는 지금까지 연간 수천 명의 탈북 근로자들의 한국행을 주선해왔다.

지난달 26일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는 지난달 2일 북한과 체결한 ‘불법 입국자와 불법 체류자 수용과 송환에 관한 협정’을 근거로 망명을 시도하는 북한 국적 노동자를 체포해 강제 북송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이에 러시아 외교부는 1일 “성명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주재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무례한 발언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한#남북#대북제재#러시아#망명#근로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