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스피드-기술 필요한 역동적 코스”… 편의시설은 미흡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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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이벤트 스키월드컵 개최…정선 알파인경기장 가보니

정선 알파인 경기장의 풍경(사진[1]). 현재 공정이 62%인 정선 알파인 경기장은 테스트 이벤트를 치르기 위한 최소한의 코스 조성은 마쳤지만 코스 이외의 부분은 가다듬어지지 않은 상태다. 피니시라인에 내려온 선수들은 사진 [2]처럼 허허벌판 같은 눈밭을 지나 선수 라운지에 도착한다. 사진 [3]은 아직 공사가 한창인 경기장 입구 쪽 모습.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제공·정선=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정선 알파인 경기장의 풍경(사진[1]). 현재 공정이 62%인 정선 알파인 경기장은 테스트 이벤트를 치르기 위한 최소한의 코스 조성은 마쳤지만 코스 이외의 부분은 가다듬어지지 않은 상태다. 피니시라인에 내려온 선수들은 사진 [2]처럼 허허벌판 같은 눈밭을 지나 선수 라운지에 도착한다. 사진 [3]은 아직 공사가 한창인 경기장 입구 쪽 모습.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제공·정선=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흰색을 기대했지만 실상은 온통 흙색이었다. 그래도 선수들은 코스가 정말 좋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때 알파인 스키 종목 경기가 열릴 예정인 ‘정선 알파인 스피드 경기장’을 3일 찾았다. 미디어 숙소에서 강원 정선군 북평면에 자리 잡은 경기장으로 가는 국도 59호선은 손님맞이 공사로 분주했다. 이 도로는 국도 중 유일하게 비포장 코스가 있는 노선이다.

길만이 아니었다. 경기장도 여전히 곳곳이 비포장 상태였다. 선수들이 직접 경기를 치르는 ‘활강코스’는 인공 눈이 내려 앉아 흰색이었지만 나머지 구역은 가리왕산의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승용차라도 한 대 지나가면 뿌옇게 먼지가 일었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 밝힌 현재 공정은 62%다.

6, 7일 이곳에서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대회가 열린다. 올림픽에 앞서 시설과 경기장, 코스 등을 점검하는 예행연습 성격의 ‘테스트 이벤트’다. 그래도 아직 경기를 치르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의문이 들었다.

FIS 관계자가 궁금증을 풀어줬다. 그는 “코스 상태만 괜찮으면 부대시설은 테스트 이벤트를 개최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전까지는 모두 이미 경기장이 있던 나라에서 겨울 올림픽을 열었기 때문에 경기장 완공이 덜 된 상태로 테스트 이벤트를 치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평창올림픽조직위 관계자는 “국내에 다른 알파인 스키 경기장이 없었기에 부득이하게 코스 조성을 먼저 신경 썼다. 관중 접근이나 편의시설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경기장을 찾는 것도 어렵고, 경기장에 들어서고 나서도 비포장 언덕길을 30분 가까이 걸어 올라야 관중석에 앉을 수 있다. 조직위는 2년 뒤 올림픽 때는 주변 리조트와 경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경기장에 리프트 2개를 추가해 노약자나 어린이, 장애인들이 편하게 관중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그래도 여전히 대중교통 문제가 남는다. 올림픽 때도 이 경기장으로 향하는 대중교통 노선이 존재하지 않을 확률이 아주 높다. 조직위 관계자도 “리조트 숙박객은 셔틀을 이용하면 되지만 당일치기로 방문하는 관중이 찾기에는 여전히 열악한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참가 선수들은 코스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에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참가하는 국가대표 김현태(26·울산스키협회)는 이날 오전 자유(연습) 주행을 마친 뒤 “세계선수권대회나 다른 월드컵 때와 비교해도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며 “눈이 적당하게 얼어 있어 (스키를) 타기 딱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월드컵에서 통산 11번 우승한 하네스 라이셸트(36·오스트리아)도 “전체적으로 스피드만 겨루는 게 아니라 다양한 기술을 구사해 역동적으로 경기를 펼쳐야 하는 코스라는 생각이 든다. 코스 자체는 흠잡을 데가 없다”고 말했다.

소치 올림픽 슈퍼대회전 금메달리스트 셰틸 얀스루드(31·노르웨이)는 “코스가 정말 좋다. 설질(雪質)이 ‘비버크리크’를 떠오르게 한다. 이런 경기장을 짓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이 열렸던 미국 비버크리크 리조트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스키장이다.

정선=임보미 bom@donga.com  / 황규인 기자 
#스키월드컵#정선 알파인 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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