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헌 재독한인총연합회장 “홀로 남은 파독 광부들은 오늘도… 조국 바라보며 눈물 흘려”

우경임기자 입력 2015-10-06 03:00수정 2015-10-06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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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인회장대회 참석한 유제헌 재독한인총연합회장
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석한 유제헌 재독한인총연합회장. 재외동포재단 제공
“파독(派獨) 광부 간호사의 땀과 눈물이 한국 경제 발전의 씨앗이 됐습니다. 이제는 한국이 이들을 돌볼 차례입니다.”

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석한 유제헌 재독한인총연합회장(61)은 “귀향이 힘든 파독 1세대를 위한 현지 요양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라며 이같이 호소했다. 1963년 12월 21일 한국인 광부 123명을 시작으로 1977년까지 광부 7932명, 간호사 1만226명이 서독으로 파견됐다. 파독 광부 간호사로 구성된 한인 1세대를 시작으로 유학생이 합류하면서 독일에 한인 사회가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당시 파독 광부 선발 경쟁률은 수천 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였다. 국민소득이 100달러에도 못 미치던 시절,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였다. 파독 광부들은 지하 1000m에 이르는 갱도에서 40도를 오르내리는 지열과 사투를 벌이면서 석탄을 캤다. 3년 계약이 끝나고 파독 광부 대부분은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일부는 독일에 남았다. 가족에게 전부 송금을 했다가 비행기 삯도 마련하지 못했거나 가족과 갑자기 소식이 끊겨 돌아갈 곳이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유 회장은 “젊은 시절 힘들게 번 돈은 모두 가족을 위해 송금했고, 단기 계약으로 일하다 보니 연금조차 없어 쓸쓸한 말년을 보내는 파독 광부가 많다”며 “현재 대부분 70대 후반, 80대 초반으로 여생이 얼마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재독한인총연합회가 홀로 사는 이들에게 ‘쌀 보내기 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이들을 지속적으로 돌볼 수 있는 요양시설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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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회장은 “파독 광부 간호사 등 한인 1세대가 한국인보다 더 한국적이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특별하다”며 “독일 광산 지역인 카스트로프라욱셀 시에서 매년 광복절 행사를 하는데 전국 각지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모이는 장관이 연출된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 한인회장이 모여 한민족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2015 세계한인회장대회’는 5일부터 나흘간 ‘광복 70년 통일한국으로 가는 길, 재외동포가 함께합니다’를 주제로 열린다.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세계한인회장대회 공동의장인 이숙순 중국한국인회장과 이경종 러시아·CIS한인회총연합회장 등 80여 개국 한인회장단을 비롯해 각계 인사 570명이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개회식에 참석해 “항상 대한민국을 생각하면서 조국이 어려울 때 열사의 나라에서 땀을 흘리고, 간호사와 광부로 나서서 헌신적으로 외화를 벌어들이고, 지구촌 곳곳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신 700만 재외동포 여러분이 계셨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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