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상옥 ‘박종철 2차 수사팀’ 합류 이틀만에 3명 구속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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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人事로 ‘1차팀’서 제외된 朴에… 당시 지검장 “2차 수사 대비” 지시
朴, 수사팀과 전화로 정보 공유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59)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1차 수사 이후 정기인사로 수사팀을 떠나면서 당시 정구영 서울지검장으로부터 2차 수사에 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18일 밝혀졌다. 이 때문에 박 후보자는 여주지청으로 간 후에도 수사팀과 수사 상황을 공유했고, 2차 수사팀에 합류하자마자 이틀 만에 고문경찰관 3명을 구속했다.

수사팀은 1차 수사 이후인 1987년 2월 27일 고문 경관 조모 씨로부터 “공범 3명이 더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의 압력 때문에 수사를 개시하지 못했다. 박 후보자는 1987년 3월 초 안상수 검사(현 경남 창원시장)와 함께 수사계획서를 작성해 상부에 올렸지만 답을 듣지 못한 채 3월 16일 자로 여주지청으로 떠났다.

박 후보자 측은 “박 후보자가 발령 당시 정 지검장의 지시로 여주에서도 계속 수사 상황을 챙긴 것으로 안다”며 “1차 수사 때 공범을 밝히지 못한 게 검사로서 부끄러워 재수사를 못하면 옷 벗을 각오를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박 후보자가 공범 3명을 구속한 건 1987년 5월 21일. 시민단체가 공범 3명의 존재를 폭로한 지 사흘 만이다. 인사가 난 후에도 2차 수사를 미리 준비했기에 가능했다는 게 박 후보자 측의 설명이다. 당시 그는 공범들을 직접 신문하고 박종철을 연행한 경찰관 2명을 불러 조사도 했다.

안상수 시장은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군사독재 시절의 수많은 의문사 중에 유일하게 진상을 밝힌 게 박종철 사건”이라며 “여주에 있던 박 후보자에게 상황을 설명해주고 지시가 내려오면 곧바로 수사할 수 있게 준비하도록 했었다”고 말했다.

조동주 djc@donga.com·장관석 기자
#박상옥#박종철#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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