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바꾸고 말 흐리고… 문제 많았던 李후보자 답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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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총리 후보자 청문회]
녹음파일 내용 부인하다 “송구”… 1차신검 장소 틀리자 “기억 안나”
유리한 질문 나오면 웃음-여유

‘그때그때 달라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10, 11일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상황에 따라 답변 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다. 불리하거나 난처한 상황에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최근 잠을 못 자 정신이 혼미하다는 식으로 넘어가려고 했다.

앞뒤로 말이 바뀐 대표적 사례는 10일 청문회에서 언론 외압 시비를 부른 녹음파일 관련 문답이었다. 야당 의원들이 이 후보자에게 김영란법 등 문제의 녹음파일 내용을 따져묻자 이 후보자는 처음에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단호히 부인했다. 이 후보자는 녹음파일이 공개되기 전 오전 질의에선 “(김영란법 통과 협박성 발언 등이 담긴) 그런 녹취록이 있으면 틀어 달라”며 야당 의원들을 자극하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이 전격적으로 관련 녹음파일을 공개하자 상황은 돌변했다. 이 후보자는 “반어법적 표현”이라며 “의원들이 지적한 뒤 찬찬히 생각해보니 그런 점도 없잖아 있는 것 같아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머리를 숙였다. 야당은 “이 후보자가 위증했다”며 공세에 나섰다. 지켜보던 방청석에서는 “금방 탄로 날 거짓말을 왜 했을까”라며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자신에게 불리한 듯한 질문이 나오면 즉답을 회피하며 모호한 태도를 보인 경우도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이 10일 이 후보자의 병적기록부를 제시하며 “1차 신체검사를 X선 설비가 없는 충남 홍성에서 받은 탓에 1급 현역을 받았다고 해명한 것은 거짓”이라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40년 전 일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얼버무렸다. 여당 의원들이 엄호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듯한 질문이 나올 경우엔 웃음을 짓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11일 청문회에서 충남도지사 재직 시절인 2008년 보령에서 바닷물 범람 사고가 일어났을 당시 골프를 치다가 사고 현장 도착이 늦어진 적이 있었냐는 지적에 이 후보자는 “언론사 취재에 응하며 당시 모든 비서들의 휴대전화를 모아놓고 점검을 하고 통신회사 통신기록까지 조회해서 해명했다”고 자신감 있게 답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이완구#후보자#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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