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탈 문화재, 무조건 내놓으라면 해결 안돼”

손택균기자 입력 2015-01-01 03:00수정 2015-01-0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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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반환 목표 명확히 하되… 문화교류 논의 등 전략적 접근을” “한국인이 일본 쓰시마(對馬) 섬에서 훔쳐간 불상 두 점을 돌려 달라.”

지난해 12월 29일 일본 가나가와(神奈川) 현 요코하마(橫濱) 시에서 열린 한일 문화장관 회의에서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일본 문부과학상이 예정에 없던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일본에 있는 한국 문화재 6만6800여 점의 취득 경위를 유네스코 협약에 따라 밝혀 보자”고 맞받아쳤다.

시모무라 문부상이 언급한 불상은 2012년 10월 한국인 문화재 절도범들이 쓰시마 신사와 사찰에서 훔쳐 밀반입하다 적발된 것이다. 두 불상은 각각 통일신라와 고려 시대에 제작됐다. 이 문화재를 일본으로 되돌려주는 문제에 대해 “일본이 강탈했을 것이므로 반환하면 안 된다”는 의견과 “노획물이라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돌려줘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법원은 지난해 2월 “일본 측이 불상을 정당하게 취득했음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반환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1965년 한일협정 체결 후 일본은 일부 문화재를 한국에 돌려줬지만 반환 대상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은폐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불법 반출입한 문화재를 원소유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취지의 유네스코 협약에 한국은 1983년, 일본은 2002년 가입했다. 양국의 문화재 관련 논란은 미술관이나 박물관뿐 아니라 대중음악과 TV드라마 등 민간 문화콘텐츠 교류와 수출입 시장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해 첫날 개막하는 규슈국립박물관 ‘고대 일본과 백제’전 등 문화 교류 노력이 간간이 있지만 협업 여건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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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큰 그림을 보고 냉정하게 실리적 판단을 내려 상징적 조치를 한다면 기대 이상의 긍정적 흐름이 형성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우택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일단 서로 상대편 처지에서 사안을 바라보려는 시도가 필요하다”며 “일본 쪽에서는 당장 눈앞에 벌어진 상황(쓰시마 불상)부터 국제 협약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선결 과제로 보고 있다. 일본 측은 오랜 역사적 악연에 의해 한국 사회에 뿌리박힌 일본에 대한 부정적 감정의 필연성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문명대 한국미술사연구소장은 “우리 문화재를 돌려받아야 한다는 목표는 명확하게 두더라도 교류 협력을 통해 의논하려는 노력 없이 일방적으로 반환 주장만 해서는 얻을 것이 없다”며 “실익 없는 소모적 감정 대립을 자제하고 긴 안목의 전략적 접근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일본#문화재#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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