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실패 마음의 짐, 조금은 덜었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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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어스 시저’로 연출상 김광보 대표

“흥행에선 실패한 작품이었지만 작품성을 높게 평가해주신 것 같습니다.”

연극 ‘줄리어스 시저’로 제51회 동아연극상 연출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광보 극단 청우 대표(50·사진)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연출가로 살면서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두 번이나 받게 될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2년 전 연극 ‘그게 아닌데’로 연출상을 받은 바 있다.

“처음 받았을 땐 개인적으로 정말 영광이라 들떠 있었다면, 이번에는 상과 함께 의무감을 부여받은 것 같습니다. 책임감 있는 연극인으로서 후배와 동료 연극인들을 두루 챙기는 그런 연출가가 되겠습니다.”

지난해 겨울 그는 명동예술극장의 연출 제안을 곧바로 받아들였다.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 기념 공연이자 위대한 작가의 작품 중 가장 무대에 적게 올려졌다는 매력이 있었다.

그는 “연출가 인생을 살면서 꼭 연출해보고 싶었던 작품이었기에 1초의 고민도 필요 없었다”며 “올해 연출한 7개 작품 중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줄리어스 시저는 정치적인 색깔이 짙어 해석이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작품 특유의 동시대성과 정치적 색깔로 힘들었다는 것이 그의 고백이다. “연습 기간에 세월호 참사가 있었고 본공연 중엔 6·4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작품 자체가 너무 정치적이다 보니 곳곳에서 한국 사회의 현 상황에 대한 은유가 엿보였죠. 작품 본질에 충실하면 내면에 있는 의미들이 자연스럽게 보일 것으로 생각하고 객관적으로 다가갔습니다.”

동아연극상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에서 이 작품뿐 아니라 그가 올해 가장 활발히 활동을 한 연출가인 점도 고려했다고 했다. 그는 LG아트센터에서 기획한 ‘사회의 기둥들’, 국립극단의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 등을 연출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줄리어스 시저는 흥행 면에선 성공작이라고 할 수 없다. 그는 “명동예술극장과 처음 작업을 했는데 관객이 적어 마음의 짐이 있었다”면서 “동아연극상 수상으로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덜었다”며 웃었다.

그는 연극계의 대표적인 다작 연출가로 손꼽힌다.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의 작품을 맡아 연출한다. “전 전업 연출가예요. 1년 내내 작품 연출 외엔 다른 일은 하지 않죠. 작품이 좋고, 작품에 빠져 있다 보니 다작을 하게 되고 많은 관계자분에게 지적도 받아요. 하지만 연극을 연출할 때 가장 행복한 걸 어쩌겠습니까. 하하.”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줄리어스 시저#김광보#동아연극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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