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정성택]전방 사병 모집 첫 경쟁률 7.8 대 1… 軍, 희망은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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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택·정치부
정성택·정치부
군 당국은 14일 최전방 감시초소(GP)와 일반전방소초(GOP)에서 근무할 장병을 선발하는 ‘우수 전투병’ 모집 결과 7.8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이 전방 및 해안부대 근무 병사를 해병대처럼 지원병으로 선발키로 하고 3∼12일 지원자를 접수한 결과다.

북한을 눈앞에 두고 있어 전방 근무는 한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 본인의 뜻과 상관없이 배치돼 고립된 상태에서 불미스러운 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에 이런 힘든 여건도 포함되어 있다. 올 6월엔 육군 22사단 전방부대 병사가 총기를 난사해 12명의 사상자를 내기도 했다.

힘든 근무 여건과 최근 잇단 사고 탓에 군 당국도 처음 실시하는 우수 전투병 모집에 이 정도로 몰릴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내년 1월 전방부대에 입대할 500명을 모집하는 자리에 3902명이 지원했다. 2배 가까운 근무수당, 늘어난 휴가, 입대시기와 부대 선택 등의 지원책이 영향을 미치긴 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땅의 청춘들에게 애국심과 열정이 없었다면 쉽게 하기 어려운 선택이라는 사실이다.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이후에도 해군과 해병대 지원율이 늘었었다. 북한이 무력화를 노리는 북방한계선(NLL) 도발이 예상되지만 서해 2함대에는 함정 근무를 선택하는 수병이 늘어나고 있다.

방산 비리뿐 아니라 폭행사건, 각종 성 추문에 연루된 군 수뇌부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어느 때보다 차갑다. 군을 개혁한다던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의 개혁안도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우울한 소식이 잇따르는 가운데 험난한 전방부대 복무를 자원한 젊은이들의 열정과 나라사랑 정신은 군의 미래에 던지는 한 가닥 희망의 빛줄기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전방 사병#우수 전투병#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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