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빛 한번에 전자회로 고장 복구?…연구팀 “세계최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5일 14시 22분


코멘트
고장 난 전자회로에 레이저 빛을 한 번 쪼여 주는 것만으로 수리를 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최근 휘어지는 TV 같은 '플랙시블 전자기기'나 휘고 접어도 되는 연성기판을 채용한 플렉시블 전자기기, 웨어러블 컴퓨터 등이 많이 등장하며 전기회로 단락 등이 우려되고 있어 각 기업에서 애프터서비스(AS) 관리 측면에서 앞 다퉈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박정기·김희탁 교수는 성균관대 성균나노과학기술원(SAINT) 이승우 교수팀과 '빛을 이용한 자기회복 전기회로'를 세계최초로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빛의 편광 방향과 나란하게 움직이는 '아조고분자'란 특수물질과 은나노 와이어를 섞어 전자회로에 코팅했다. 이 전자 회로 일부를 일부러 미세하게 끊은 다음 회로가 끊어진 부분에 레이저 빛을 비추면 아조고분자는 빛의 편광 방향에 따라 움직이면서 은나노와이어가 따라 움직여 끊어진 부분이 다시 접착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에 개발된 회로는 업무용 레이저포인터로 2분 정도 쪼여주는 것만으로도 끊어진 부위를 처음처럼 완벽하게 수리할 수 있어 각종 전자제품을 손쉽게 유지 보수할 수 있게 된다.

이 교수는 "자기회복 전기회로기술은 기존에도 연구되고 있었지만 높은 열이 필요해 특수장비가 필요하고 해로운 화학약품 등을 써야 했다"며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레이저를 이용한 전기회로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재료 분야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9월 16일자로 실렸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enhance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