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영어로 익히는 고전]도리언 그레이의 초상② 도리언과 파우스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사람들은 무한한 지식(infinite knowledge)이나 부(wealth)를 갖고 싶어 합니다. 또 죽지 않는(immortal) 존재, 아름답고 매력적인 사람이 되길 원합니다. 만약 원하는 걸 이루는 게 가능하다면 이 능력을 위해 여러분은 무엇을 내놓겠습니까?(what would you give for this power?) 그 대가로 여러분의 선량함(goodness)과 영혼을 기꺼이 내놓을 수 있습니까?

이 질문은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과 이 작품에 영감을 준(inspire) 독일의 전설(German legend) ‘파우스트(Faust)’의 핵심 질문입니다. 도리언과 파우스트는 모두 그들의 한계에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Both Faust and Dorian are unsatisfied with their limitations in the world). 파우스트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섭렵할 시간이 충분치 않아 고뇌하고, 도리언은 자신의 아름다움과 젊음이 언젠가는 사라질 거라는 사실에 괴로워합니다.

‘파우스트’에서는 메피스토펠레스라는 악마가 파우스트에게 다가와 거래를 제안합니다(offer a deal). 메피스토펠레스와의 계약으로 파우스트는 세상의 모든 지식과 부를 얻고, 죽은 자의 영혼을 부를 수 있으며(summon the spirits of the dead), 남들이 그를 사랑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유일한 조건은(the only catch is) 파우스트가 죽은 후 그의 영혼을 메피스토펠레스가 갖는 거죠.

오스카 와일드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 ‘파우스트’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도리언은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영혼을 포기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서서히(gradually) 영혼을 잃어갈 뿐입니다.

젊고 잘생긴 도리언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계속 유지하면서 세상의 즐거움을 다 경험하려 합니다. 비도덕적인 쾌락(immoral pleasure)에도 손을 내밀죠. 그래서 도리언의 아름다움이 오래 지속될수록 그는 점점 더 사악해집니다(the longer Dorian is beautiful, the more evil he becomes). 결국 도리언은 내면의 선량함과 순수함을 모두 잃어버립니다(Dorian has lost almost all of the goodness and innocence that was in him).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는 악마도, 영혼을 담보로 한 거래나 계약(contract)도, 지옥(hell)도 없습니다. 그저 영원한 젊음과 미모를 위해 죄악과 후회로 가득한 삶(a life full of evil and regrets)을 살아가는 한 젊은이가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파우스트처럼 도리언 역시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자신의 영혼을 포기한 셈입니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젊음과 아름다움에 숨겨진 함정(pitfall)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줍니다. 여러분은 아름다운 사람들이 더 악에 빠지기 쉽다(beautiful people are more susceptible to evil)고 생각하나요? 파우스트에게 지식이 그랬던 것처럼 젊음과 아름다움에도 우리를 탈선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걸까요?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