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솔로몬 재판 생모의 심정으로 대선후보 양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9일 1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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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 동아일보 DB
안철수 의원. 동아일보 DB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18대 대선 1주년인 19일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야권단일후보 자리를 양보한 이유에 대해 "저 나름대로는 솔로몬 재판에서 생모의 심정이었다. 그래서 내려놨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부산 광장호텔에서 열린 신당 창당준비기구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 설명회에서 "제 평생 제일 힘들었던 결단이, 가장 마음을 먹고 했던 결단이 대선후보 사퇴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의원은 유약한 이미지라는 지적에 대해 "인생을 살면서 도망친 적이 없다. 결단하는 삶을 살았다"고 반박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말을 했다. 안 의원이 공개적으로 대선 후보 사퇴 심경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솔로몬 재판은 아기를 둘러싸고 다투는 생모와 기른 어미에게 솔로몬 왕이 아기를 반으로 나누어 가지라고 하자 생모가 아기의 어미는 내가 아닌 저 여인이니 아기를 죽이지 말고 저 여인에게 주라고 간청을 했다는 내용.

안 의원은 '문 의원에게 대선 후보자리를 양보한 것에 대해 잘했다고 생각하나 후회하나'라는 질문에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저도 대선 패배의 책임자"라면서 "그래서 국민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향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의 관계설정에 대해서는 "새정치추진위를 출범시킨 가장 큰 이유는 증오와 반목과 대립의 정치 틀 바꾸기 위함"이라며 "따라서 우리들의 생각과 같은 분들이라면 말씀을 나누고 협조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분명하고 단호하게 선을 긋고 우리의 길을 가겠다"고 밝혀 야권 연대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현재 동북아에서는 거대 강국들의 전투기가 해상을 날라다니는 엄중한 시점인데도 정치권은 해결책이나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요한 민생문제는 뒷전이고 오히려 국민들이 보시기에 다음 정권을 누가 잡을 것인가에만 관심이 있는 듯하다"며 최근 대권 재도전을 시사한 문 의원을 비판하는 듯한 말을 했다. 안 의원은 설명회 뒤 문 의원을 겨냥한 발언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안 의원은 신당 창당과 관련해 "정치를 바꿔 달라는 국민적 요구와 새 정치에 대한 시대적 흐름을 받아내는 큰 그릇을 만들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 의원은 신당의 성격과 관련해 "이념 이전에 기본적으로 상식과 합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을 한 적이 있다"며 이념을 틀에 빠지지 않고 비합리적인 부분을 걷어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대선 출마선언 후 국립묘지를 찾아 고(故)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를 모두 참배한 점을 언급하며 "그 분들 다 우리 역사에 공과 과가 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공은 받아들여 극대화하고, 과는 극복해 나가고 거기에서 교훈을 얻어서 같은 실수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추는 다음주 서울 여의도에 사무실을 개소하고 본격적인 창당준비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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