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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기고/방선규]‘중산층’에 대한 인식을 바꾸자

입력 2012-11-01 03:00업데이트 2014-08-1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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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선규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국장
우리 경제의 ‘허리’인 중산층이 몰락하면서 양극화가 핵심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는 실제 중산층에 속하면서도 스스로 하류층이라는 인식이 확산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월 소득 500만 원 이상, 99m²(약 30평) 이상의 아파트, 1억 원 이상의 은행예금을 보유해야 중산층이라는 직장인 의식조사 결과는 ‘중산층’ 개념에 대해 재고하게 만든다. 과연 소득과 자산만으로 계층을 구분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조르주 퐁피두 전 프랑스 대통령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중산층의 기준을 6가지로 제시했다. 외국어 1개 이상 구사, 직접 즐기는 스포츠와 악기 1개 이상, 요리, 약자 돕기, 기부 등이다. 미국과 영국도 재산이 아닌, 정신적인 부분과 관련된 항목을 중산층 구분지표로 삼는다는 점에서 행복지수 최하위권(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32위)인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60여 년간 우리는 전 세계가 놀라워할 정도로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뤄 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야기된 소득의 양극화는 실제 중산층이면서도 빈곤층이라는 상대적 박탈감을 확산시켰다. 이에 정부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주 40시간 근무제, 주 5일 수업제 등을 도입했다. 그러나 주어진 여가의 대부분을 청소년은 컴퓨터게임과 사교육에, 성인은 음주와 TV시청 등에 허비해 온 것이 현실이다. 청소년의 이런 상황은 과다한 사교육비 지출로 이어졌고 성인의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도 급격히 증가했다. 사교육비와 음주 비용을 합치면 연간 40조 원의 사회적 비용이 낭비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왜곡된 여가 관습에서 벗어나 모든 국민이 음악, 미술 등 문화예술 활동 한 가지, 스포츠 활동 한 가지에 참여하자는 것이다. 직장 단위든 가족 단위든 문화예술교육 참여를 통해 ‘1인 2기(技)’를 습득할 경우 개인의 삶의 질이 향상될 뿐 아니라 학교폭력이나 음주사고, 게임중독 같은 사회문제도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주말에 시행되는 다양한 무료 문화예술 체험 행사에 가족이 함께 참여하길 권장한다. 예를 들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5일 수업제 시행과 함께 시작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국공립기관,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지역 문화예술기관에서 열리는 문화예술 활동에 아동·청소년과 가족이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전국에서 151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는 개인소득 2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 명 이상인 ‘20-50 선진국 클럽’에 세계에서 7번째로 가입했다. 또 8월 런던 올림픽에서 거둔 성과에서 보듯 경제부문을 넘어 사회문화적으로도 선진국 조건을 채워 가고 있다. 선진국 길목에서 정부는 중산층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도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유명 예술인과 체육 스타의 재능 기부를 늘리고 기업 메세나와 연계해 문화·스포츠 동호회 활동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생활체육 활성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삶의 질은 물질적인 것만으로 향상시킬 수 없다. 여러 선진국의 경험에서 보듯,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주머니가 얇아진 요즘, 최소의 비용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스포츠레저 활동에 참가한다면 마음의 풍요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싸이’ 열풍이 가족의 주말 문화예술 체험으로 이어진다면 대한민국에서의 삶도 조금은 더 유쾌해지지 않을까.

방선규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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