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직장에서 쓰는 올바른 경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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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습니다→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직장 상사나 윗사람에게 ‘수고하세요’라고 인사하는 경우를 가끔씩 본다. 이 말은 명령형이므로 ‘수고했습니다’ 대신 ‘애쓰셨습니다’ ‘수고가 많으셨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올바르다.

국립국어원은 올해 3월 국민 언어생활의 지침서인 ‘표준 언어 예절’을 개정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상사에게 동료나 아랫사람을 이를 때 ‘홍길동 씨가 거래처에 갔습니다’처럼 말해 왔는데, 직급이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주체를 높이는 ‘-시-’를 넣어 ‘홍길동 씨가 거래처에 가셨습니다’라고 존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장이나 회사 밖의 사람에게는 ‘김 과장이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처럼 말하는 것이 옳다고 잘못 아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직장에서 쓰는 이러한 압존법은 우리 전통 언어 예절과 거리가 멀기에 ‘김 과장님이 이 보고서를 작성하셨습니다’라고 높이는 것이 언어 예절에 맞다.

윗사람이나 남에게 겸양의 표현으로 ‘저희’라는 말을 쓴다. 하지만 자기 회사 사장에게 ‘사장님, 저희 회사가 1등 했습니다’라고 하면 안 된다. 말하는 이나 듣는 사람이 같은 소속일 땐 ‘우리’를 써야 한다.

성인이 된 자녀들이 ‘엄마 아빠’라고 해도 이젠 예의에 벗어나지 않는다. 어린이말로 다뤄 왔던 ‘엄마 아빠’는 언어 현실을 반영하여 격식을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는 써도 된다. 남편 누나의 남편은 ‘아주버님’ ‘서방님’으로 써왔으나 이젠 ‘아주버님’만 써야 한다. 여동생의 남편은 ‘○ 서방’과 함께 부르는 사람이 남자이면 ‘매부’나 ‘매제’, 여자일 경우엔 ‘제부’를 쓰면 된다. 부모보다 윗사람에게 부모를 말할 때 기존에는 부모를 높이지 않았지만 이젠 ‘할머니, 어머니가 진지 잡수시라고 하셨습니다’처럼 높여도 된다. ‘표준 언어 예절’은 국립국어원 홈페이지(www.korean.go.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이승훈 어문연구팀 기자 mirinae@donga.com
#경어#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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