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휴양기능을 갖춘 청라국제도시 베어즈베스트 골프장이 내달 문을 연다. 사진은 개장을 앞 둔 4번 홀 전경. 수도권 매립지에 건설되는 드림파크 골프장은 9월경 개장 예정이다.
○ 테마파크형 골프장 ‘베어즈베스트 청라’
인천을 포함한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골퍼들은 5월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청라국제도시에 국제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테마파크형 대중골프장인 ‘베어즈 베스트 청라(Bear’s Best Cheongna) 골프클럽’이 문을 여는 것.
이 골프장은 세계 골프계의 전설로 불리는 ‘황금 곰’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설계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가 설계한 세계 290개 골프장 가운데 가장 좋은 홀로 평가되는 27홀의 장점만 골라 코스를 구성해 골퍼들의 관심을 끌어 왔다.
2006년 8월 세계적 금융그룹인 맥쿼리은행과 롯데건설 등으로 구성된 ‘블루 아일랜드사업단’이 사업자로 선정돼 청라국제도시에 외자를 유치한 첫 사업이다.
경제자유구역의 성공적 개발을 위한 지원시설의 일환으로 LH와 2007년 2월 실시협약을 체결한 뒤 추진하고 있다. 사업비는 모두 약 7000억 원이 투입된다.
롯데건설과 KCC건설, 삼성에버랜드 등 국내 골프장 건설 분야에서 최고 노하우와 경쟁력을 갖춘 대형건설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골프장 건설 공정은 지난해 모두 마무리됐으며 현재 개장을 앞두고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27홀 규모의 이 골프장은 전체 길이가 1만831야드(파 72 기준·평균 7299야드)로 9홀의 평균 길이가 3600야드 이상인 ‘챔피언 십’ 코스로 완공됐다. 니클라우스가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설계 과정에서 3개 코스마다 독창적 콘셉트로 설계하느라 공을 많이 들였다는 후문이다.
물 흐름에 따른 아기자기한 느낌의 ‘오스트랄아시아 코스’와 울창한 숲과 호수가 어우러진 ‘유럽 코스’, 자연의 강인함이 연출된 ‘아메리칸 코스’로 나뉜다.
특히 6번홀은 최경주 선수가 타이거 우즈를 포함한 ‘세계 빅3’ 선수들을 제치고, 자신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경력에서 첫 번째 역전승을 달성한 2007년 메모리얼 토너먼트의 ‘무어필드 빌리지 골프 클럽’에서 따온 홀이다. 3개 코스의 티잉그라운드와 페어웨이에는 서양 잔디인 ‘켄터키블루’를 심었다.
부대시설도 눈길을 끈다. 식당과 연회장 등을 갖춘 클럽하우스(1만5620m²)는 ‘초원 위의 하얀 집’으로 불린다. 단순하지만 깨끗한 느낌이 들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 초록빛으로 물든 잔디와 소나무 등 주변의 자연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는 설명이다.
2층 규모로 들어선 골프연습장(거리 350야드)은 그물망이 없다. 96타석이 설치됐으며 골프아카데미(2786m²)도 함께 운영된다.
골프장 측은 올해 정상급 프로골퍼들이 출전하는 세계대회를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골프장 주변을 에워싸고 들어서는 선진국형 페어웨이 빌리지 355가구를 짓는 사업도 함께 진행돼 골퍼는 물론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주목을 받고 있다.
도심 속 친환경적 정주환경과 휴양 등의 기능이 도입된 새로운 개념의 주거상품으로 골프장 곳곳을 훤하게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 위에 들어선다. 132∼264m²(약 40∼80평형) 규모의 다양한 상품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강지영 사장은 “골퍼들이 필드에 들어서는 순간 잭 니클라우스가 최고 코스로 인정하는 아시아 첫 번째 골프장의 가치를 느끼게 된다”며 “페어웨이 빌리지는 일반적으로 교외에 짓는 타운하우스와 달리 도심에 위치해 일상생활에 조금도 불편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 수도권매립지 ‘드림파크 골프장’
청라국제도시가 들어서기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쓰레기매립장(인천 서구 경서동)이 이미 가동되고 있었다. 수도권매립지 중 매립을 완료한 제1매립지가 36홀 규모의 ‘드림파크 골프장’으로 새롭게 단장됐다. 골프장 잔디 아래에는 서울 인천 경기지역에서 수거된 6500만 t의 생활쓰레기가 40m 높이로 묻혀 있다.
2000년 10월 매립 작업을 완료한 직후 1매립지와 주변 지역은 수도권 최대 야생화 단지, 골프장, 수영장, 승마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악취가 코를 찌르던 매립장이 문화레저를 즐길 수 있는 관광명소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젠 야생식물 전시회, 인천 펜타포트락페스티벌 등의 행사가 수시로 열리고 있고, 2014년 인천에서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릴 때 국제경기를 치르게 된다.
드림파크 골프장은 수도권매립지를 환경친화단지로 각인시키기 위한 ‘실험장’ 역할을 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이곳을 환경부로부터 ‘지속가능한 골프장’ 인증을 받기로 했다.
지난해 여름철 폭우에 따른 쓰레기 과다 반입으로 수도권매립지 일대에서 악취 민원이 들끓었는데, 이에 대한 해결 여부를 골프장에서 즉각 확인할 수 있다. 13일 기자가 현지를 돌아보니 악취 공해가 심각했을 때와는 판이했다. 골프장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지점에서 쓰레기 매립작업이 이뤄지고 있었지만 누런 잔디가 파랗게 변하고 있는 골프장에선 악취를 거의 느낄 수 없었다.
공사는 제1매립지 땅 속에 매설된 악취가스 포집관로 699개 중 679개를 교체했다. 또 이 관로를 거치지 않고 표층 위로 나오려 하는 가스를 태워 없애는 간이소각기 100개를 새로 설치했다. 악취가스 누수를 차단할 이들 기초시설 설치비에 200억 원가량이 들었다. 앞으로 매립지 주변에 나무 등 악취 방지망을 지속적으로 보강하기로 했다.
1매립지 상층부에는 하루 3300t의 빗물을 모아 골프장에서 재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놓았고, 클럽하우스 동력 제공을 위한 태양광 설비도 갖춰놓았다.
골프장 주변에는 야생화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공사 제공 골프장 면적은 총 153만2877m²로 넓은 편이어서 코스가 편하게 설계돼 있다. 매립지 특성인 지반 침하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이런 지형변화가 오히려 다양한 삿을 구사하도록 해줄 수 있다. 클럽하우스에는 4∼3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독특한 인테리어의 연회실 10개를 별도로 마련해 놓았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조춘구 사장은 “혐오시설로 치부되던 수도권매립지에 다양한 형태의 환경친화시설이 들어서고 있다”며 “골프장의 경우 지역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매립장의 문제점을 자연스럽게 자동 점검할 수 있는 시설”이라고 소개했다.
이 골프장은 매립장을 활용한 친환경 대중골프장임을 내세워 입장료를 수도권 최저 수준으로 책정하기로 했다. 이곳은 인천국제공항에서 20분, 서울 도심에서 40분 거리에 있고 주변 청라지구에 신세계 복합쇼핑몰이 들어서고 있다. 개장일은 당초 6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운영자 선정 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아 9월경으로 연기된 상태다.
골프장 주변에 가볼 만한 명소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축구장 야구장 족구장 농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산책로를 갖춘 주민체육공원은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다. 녹색바이오단지에는 멸종위기 식물, 보호식물 등 수백 종의 야생화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락가든, 유상곡수원, 전통정원, 생태연못 등 아기자기한 조경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유채꽃 등이 만발하는 7만 m²의 대군락지는 규모를 더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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