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통일교측 “행사에 尹 와주면 최소 10만달러”…실제로 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27일 18시 00분


윤영호, 대선 두달전 권성동에 제안한 정황
“이재명 후보가 오셔도 드릴 정당한 거마비”
2022년 2월 ‘한반도 평화서밋’에 尹 참석
대선후보 시절 펜스 당시 美부통령 만나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2025.7.30/뉴스1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2025.7.30/뉴스1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2022년 대선 두 달 전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만나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통일교 행사 참석을 설득하면서 “윤 후보가 참석하면 최소 10만 불 이상 제공하겠다”고 한 정황이 포착됐다.

27일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검경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대전고검장)는 윤 전 본부장이 2021년 12월 29일부터 20대 대통령 선거 직전인 2022년 3월 8일까지 총 7차례 권 의원을 만난 사실을 토대로 정치권 로비 정황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본부장이 주겠다고 약속한 10만 달러는 당시 환율 기준 약 1억2000만 원에 달한다. 합수본은 윤 전 본부장이 2022년 2월 통일교 행사를 앞두고 여야 대선 후보를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을 참석시키려고 로비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약속한 비용을 지급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앞서 윤 전 본부장은 권 의원과 두 번째로 만났던 2022년 1월 5일 서울 여의도 중식당에서 “통일교 행사에 윤 후보가 참석하면 섭외·거마비로 최소 10만 불 이상은 드린다”며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참석한다고 해도 드릴 것이고, 정당한 돈이니 받아도 되는 돈”이라고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윤 전 본부장은 권 의원에게 “(행사에 참석하면) 대통령이 되기 전 외교 무대에 데뷔하는 거라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행사는 2022년 2월 13일 열린 통일교의 ‘한반도 평화서밋’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 이 행사에서 만났다.

권 의원과 윤 전 본부장이 처음 만난 건 2021년 12월 29일로, 다음 날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 간부에게 “권(의원)이 내가 얘기한 조건을 수용한다면 통일교의 표, 조직, 재정을 지원한다”며 “우리의 실질적인 조건은 공약으로 받아들여진 우리 정책의 추진을 위해 정권에 우리 사람을 넣는 것”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푸른집(청와대) 보좌진과 당(국민의힘)에 포션(일정 비율)”이라는 내용도 보냈다.

윤 전 본부장은 권 의원에게 국민의힘에 대한 통일교의 조직적 후원에 대해서도 의견을 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 의원은 “윤 전 본부장이 ‘국민의힘 17개 시도당 후원회에 통일교 간부들이 후원금을 넣어도 괜찮지 않으냐’고 물었다”며 “개인이 자발적으로 국민의힘에 후원금을 지급하는 건 문제가 없지만 교단 자금으로 가거나 강요로 지급하는 건 법 위반이라고 얘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윤 전 본부장이 경북 포항 출신이고 문재인 정권에 문제가 많아 정권 교체의 필요성이 있다고 느낀다고 했다”며 “대선을 돕고 싶다는 취지로 얘기한 건 맞는데 조직적 투표라는 말은 안 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주고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윤 전 본부장과 권 의원에 대한 1심 선고는 모두 28일 오후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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