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한양대 얼짱’ 배우 하석진 “교내에선 인기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8일 09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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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왜 '엄친아'인 줄 알 것 같다. 번듯한 외모, 남자들도 반한 몸매에 시원시원한 성격까지…대한민국의 엄마들이 부러워할만한 것 같다.

바로 배우 하석진(29)이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하석진은 사진을 찍을 때 "하필 스키니진을 입고 와서 좀 민망하네요."라며 쑥스러움을 탔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멋진 포즈로 사진 촬영을 마쳤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장난기 있는 질문에도 진지하게 대답을 할 만큼 생각을 많이 해 성실히 답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시원스럽고 남성적인 성격은 그대로 묻어났다.

● "서우랑 키스할 때 순댓국 먹었어요."

SBS 새 주말드라마 '내일이 오면'에서 하석진은 여자친구 윤은채(서우 분)의 어머니 손정인(고두심 분)의 반대에도 은채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영균역을 맡았다. 주인공이다 보니 부담감도 있고 함께 연기하는 선배 배우들이 "네가 잘해야 우리 드라마가 산다. 멋있게 나와야 한다."는 등 압박 아닌 압박을 받고 있다고 장난스럽게 이야기 했다.

월요일, 화요일에는 세트장에서 촬영을 하는 하석진은 "은채 네랑 우리랑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가족은 워낙 싸우고 소란피우고 왁자지껄한 분위기여서 밝은 신이 많은데 은채네는 비밀, 욕심 등이 있는 집이어서 세트장에 가면 좀 싸늘한 편이예요. 왠지 그 분위기에 압도당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서우와 커플이 된 하석진은 제작발표회때 "서우 같은 여성이 좋다"고 말해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석진은 "은채의 성격이 맘에 든다는 거였어요. 2010년을 살아가는 30대 남자로 결혼을 위해 구비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데 부담이 되잖아요. 그런데 은채는 자기가 먼저 사랑을 주는 성격이잖아요. 전 그런 사람이 좋아요. 남자입장에선 고맙잖아요."

하석진에게 키스를 잘하는 남자배우라는 평가에 대해선 "제가 키스를 잘 하나 봐요"라며 웃음을 비쳤다. 그는 "전 키스신도 즐기면서 찍어서 별로 부담스럽진 않아요. 하도 많이 하다 보니 저만의 여유도 생긴 것 같아요"라고 했다.

특히 그는 이번에 서우와의 키스 신을 찍을 때 순댓국을 먹고 키스를 했다고 말하며 "전 그냥 편한 게 해야 더 잘 몰입하는 것 같아요. 어떤 마음을 가지고 연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 표면적인 준비는 중요하다고 생각 안 해요"라고 했다.


● "제가 엄친아? 저 인기 없었는데…"

배우 하석진에게는 '엄친아'라는 수식어가 늘 붙는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한양대학교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인 하석진은 교내에서도 유명한 '얼짱'이다.

한 교수님에겐 "공부만 하긴 아까운 외모이니 연예계로 진출해보라"는 말을 들었다고. 게다가 인터넷상에 떠도는 'A+리포트 인증샷'으로 성실한 학생으로서의 모습이 비춰지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하석진은 이런 '엄친아' 이미지가 감사하지만 부담스럽다.

"제가 '엄친아'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대학 입학 전까지만 해도 여자 만날 일이 없었어요. 대학교에 와서도 인기 별로 없었는걸요. 저는 대학교에 와서 삶을 즐기다 아버지께서 성적표를 보시고 군대에 끌려가서…(웃음) 인기를 느껴본 적이 없어요."

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일명 '기계마니아'이다. 하석진은 "저는 기계 쪽으로는 타고난 것 같다"고 말하며 얼마 전 동생 컴퓨터를 며칠 밤을 새서 조립하고 업그레이드를 시켜줬다고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했다. 그는 또한 전자제품을 사러 '용산전자상가'로 쇼핑을 즐겨 찾는다.

"여자들이 백화점에 가서 쇼핑을 하며 희열과 행복을 느낀다면서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책을 무작정 책을 사가지고 오는 것처럼 저도 전자제품이 많은 곳에 가서 최근 트렌드를 살펴보는 거 좋아해요. 요즘은 이런 것들을 줄이고 기타를 구입해서 쳐보는 등 연기를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 동안 이성과 논리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삶에서 감정을 중요시하는 삶으로의 전환은 그에게 녹록치 않은 싸움이었다. 하석진은 "처음엔 감정적 몰입마저도 이성적으로 생각했었어요. 카메라 각도, 동작, 동선 등 연기보다 신경 쓰는 게 많아지니 정말 힘들었죠.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제 매력을 만드는 것 중 하나일 테니 그냥 버릴 순 없을 것 같아요"

이어 그는 "요즘 일기를 쓴다거나 어떤 감정을 느꼈을 때 글로 적어보는 습관을 지니게 됐어요. 예전엔 사람들이 미니홈피에 글을 올리면 '별짓을 다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공감하려고 노력해요. 한 5~6년 지났는데, 아직도 자연스럽진 않지만 조금씩 생각이 전환되고 있어요."


●'거상 김만덕' 찍을 때 일에 대한 책임감 갖게 돼

하석진은 2005년 한 항공사 CF로 데뷔해 연기자로 6년간 일을 해왔다. 처음 그가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즐거운 일탈'을 즐겨보고 싶어서였다.

"학교에서 학사 경고 받고 점수 메우려고 학교-집-도서관만 누비다보니 새로운 삶에 갈증이 생겼어요. 때마침 좋은 기회가 있었고 '1년만 해봐야겠다.' 라는 생각이었고 부모님도 응원해주셔서 시작하게 됐어요."

이제는 연기를 한 지 6~7년이 됐지만 정말 연기자로서 열정을 가지고 시작한 것은 불과 3~4년 전이라고. 그는 "초반 2~3년은 재미로 시작했고 그에 대한 반응을 재미있어 한 것이 전부여서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KBS 1TV '거상 김만덕'을 찍을 때 심각하게 일에 대한 책임감을 갖게 되었어요. 그 동안 대충 욕을 안 먹을 정도만 연기를 하는 노하우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사극이라는 장르를 접하며 연기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자신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마치 낮은 계단을 걷다 높은 계단을 접한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연기에 대한 열정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요즘, 하석진은 어떤 역할이어도 열심히 해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제가 일명 '흥행보장' 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역을 하고 싶다는 건 욕심이죠. 현재는 제의가 들어오는 것 자체를 감사하게 생각하고 어떻게 해야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이끌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지 고민하는 게 제 일이예요. 제 몸에 안 맞는 캐릭터도 극복해야하는 게 연기자로서 바른 길을 가는 것이라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그에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 지 물었다.

"지금 하는 일을 즐겁게 생각하고 현장에서 즐기는 것이 제 꿈이에요. 일터에 가는 것이 즐거워지길 바라야죠."

글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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