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스칸 IMF총재 성범죄 혐의 수사 본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32세 흑인 여종업원 “저 사람이 범인” 지목

미국 검찰과 경찰은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62)가 뉴욕 호텔에서 여성 청소원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보강하기 위해 DNA 흔적 수집에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스트로스칸 총재가 범행 도중 입었을 가능성이 있는 상처나 손톱 밑에 남아있을 수 있는 고소인의 DNA 흔적 등을 찾기 위해 당국이 법원으로부터 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고 전했다.

뉴욕 경찰은 15일 오후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주장하는 소피텔호텔 여종업원을 불러 용의자 확인 절차를 밟았다. 32세의 흑인 여성인 이 종업원은 인상착의가 비슷한 여러 남성들 가운데 스트로스칸 총재를 정확하게 지목해냈다. 여성은 조사를 마친 뒤 담요를 뒤집어쓰고 얼굴을 가린 채 경찰 밴 차량을 타고 경찰서를 떠났다. 아프리카 이민자 출신으로 알려진 이 여성은 10대 딸과 함께 뉴욕 브롱크스에서 거주하고 있다. 한 이웃 주민은 “그녀는 누구에게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이날 대부분 시간을 뉴욕 이스트할렘 경찰서 성범죄특별수사대(SVU)에서 보낸 뒤 오후 11시경 다른 곳으로 이송됐다. 검정 재킷과 바지에 회색 셔츠를 입은 수척한 모습의 그는 뒷짐 진 상태에서 수갑을 찬 채 굳은 표정으로 언론의 사진 촬영에 응했다.

경찰의 DNA 검사 영장 발부에 따라 이날 예정됐던 스트로스칸 총재의 법정 출두는 16일 이후로 연기됐다. 스트로스칸 총재가 법원에 출두해 유죄를 인정하면 검찰이 형량을 낮춰 구형하게 되고 무죄를 주장하면 배심원단 구성 등 정식 재판절차가 진행된다. 그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벤저민 브래프먼 변호사는 “스트로스칸 총재는 검찰의 기소 내용을 부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찰과 검찰은 구속 수사를 원하고 있지만 스트로스칸 총재는 보석 수사를 원하고 있다. 보석금은 수백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IMF는 이날 존 립스키 수석부총재의 총재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존 국가들과의 회의에는 네마트 샤피크 부총재가 대신 참석하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트로스칸 총재가 법원에서 기소사실 인정 심리를 마친 직후 사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