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 여명작전’이후]해적진압 격려받을줄 알고 국회 간 김관진 국방 ‘혼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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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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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작전내용 샅샅이 노출… 향후 작전 어떻게 하겠나”

국회간담회 참석… 인사하는 金국방 삼호주얼리호 인질 구출작전을 보고하기 위해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왼쪽)이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이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국회간담회 참석… 인사하는 金국방 삼호주얼리호 인질 구출작전을 보고하기 위해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왼쪽)이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이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군 당국이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을 적극 홍보하다 공개하지 말아야 할 작전의 세세한 내용이나 특수 장비 등을 군이 스스로 노출하고 말았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해군은 구출작전 성공 직후인 21일 작전과정을 담은 사진 7장을 공개했고, 23일에는 작전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는 6쪽 분량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작전을 실제로 보지 않았더라도 배포한 자료만 보면 4시간 58분 동안 작전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그림이 그려질 정도다. 합동참모본부는 같은 날 작전과정이 담긴 4분 25초짜리 동영상도 공개했다. 특수전 부대(UDT·SEAL) 요원의 개인화기와 보호 장비, 최영함의 전자전 장비도 언론에 공개됐다.

이를 두고 군 안팎에서는 “군 당국이 작전 성공을 홍보하는 데만 신경 쓴 나머지 지나치게 보안사항을 노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24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우리 군의 특수작전 방식이 공개되면 향후 구출작전에 과연 도움이 되겠느냐”며 “자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도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합참 내부 상황과 군사기밀이 적나라하게 TV 화면에 비치는 것을 보고 참으로 걱정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군 장성이 나와 작전 내용을 소상히 브리핑하는 것은 군사기밀을 스스로 폭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간담회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군의 성공적인 해적 진압 작전 성공에 대한 격려를 예상하고 참석했던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당혹스러워할 정도였다.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은 이성호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의 보고를 받다가 “정신 나간 사람 아니냐. 보안누설 제대로 하고 있구먼…”이라며 “이렇게 기밀을 다 공개하고 앞으로 소말리아에서 유사 작전을 하면 성공한다는 보장이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김 국방부 장관이 “일반적인 대테러 상황 보고”라고 반박했지만, 이 의원은 “장관은 지난 10년간 보안(허술)의 타성에 젖은 것 같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은 “우리가 해적에게 우리의 대응과 전술 방법을 자칫 알려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정의화 의원도 “종군기자가 하더라도 이렇게 정확하게 (보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결국 김 장관은 “또 다른 인질사건이 벌어졌을 경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최대한 작전 보안에 유념하고 더 이상 자료가 나가지 않도록 유의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논란이 확산되자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지나친 정보 노출이) 일부 염려되지만 그래도 오보를 막고 정확히 설명하기 위해 자료를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동영상=아덴만 작전 국회에 설명하는 국방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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