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분석/미중 정상회담]‘국빈’ 후진타오 파격 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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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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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행사 전에 백악관서 극소수 만찬… 속내 떠보는 자리?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인도 총리(2009년 11월), 멕시코 대통령(2010년 5월)에 이은 세 번째 국빈 방문이다. 2006년 4월 미국을 실무 방문했던 후 주석으로서는 첫 국빈 방문이다. 18일 오후 앤드루스 공군기지 영접은 파격적으로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내외가 맡았다. 도착 직후 오바마 대통령과 후 주석은 백악관 관저에 있는 ‘올드 다이닝룸’에서 소규모 만찬을 갖는다. 토머스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매우 이례적으로 소규모의 만찬이며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그리고 나 이렇게 셋만 참석한다”고 말했다. 부인들도 참석하지 않는다. 그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만찬에서 솔직한 대화를 나누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9일 오전 백악관 남쪽 잔디광장(사우스론)에서는 공식 환영행사가 열린다. 이후 백악관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무리한 뒤 저녁에는 백악관에서 수백 명의 주요 인사가 모두 참석해 국빈만찬이 열린다.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 연 이틀 만찬을 갖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19일 오찬은 바이든 부통령과 클린턴 장관의 주최로 국무부에서 열린다.

미중 양국의 주요 기업 지도자들과 함께 만나는 행사도 연다. 재계 지도자들은 물론이고 주요 기업과 중소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다. 중국 측도 500여 명의 기업인이 이번 후 주석의 워싱턴행에 동행한다. 미국은 내심 이 자리에서 중국 기업의 미국 투자, 미국 상품 구매 등 ‘선물 보따리’가 풀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워싱턴 체류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상하 양원 지도자들이 후 주석을 맞는다. 후 주석은 이후 미중 기업위원회 등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오찬 연설을 마친 뒤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로 향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동행하지는 않지만 양국 관계의 각별함을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 일정이다.

백악관 의전팀이 몇 차례 도상훈련을 펼치며 후 주석의 국빈 방문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이유는 2006년 후 주석의 방미 당시 저질러진 의전 실수 탓이기도 하다.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공개 행사에서 후 주석의 왼쪽 팔소매를 잡아끌어 당겼고, 환영식장에서는 파룬궁 수련자가 후 주석의 연설을 방해하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또 환영식 사회자는 중국 국가(國歌)를 “대만 국가”로 소개해 중국 측을 격앙시켰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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