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칼럼/권순일의 스타&스포츠]슛돌이 이수근 “내가 태권도장 차리려는 이유는…”

동아일보 입력 2010-09-16 13:19수정 2010-09-1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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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고인이 된 유명한 코미디언 얘기다. 대중을 그렇게 잘 웃기고, 자신 또한 웃기를 잘하던 희극인이었지만, 집에서는 웃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훗날 그 코미디언의 아들은 방송에서 "아버지는 집에서는 전혀 웃지 않으셨다. 세상에서 아버지처럼 무서운 사람이 없는 줄 알았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화려하게만 보이는 연예계, 팬의 환호를 한 몸에 받는 스타들. 하지만 인기를 얻기 위해 몸부림쳐야 하는 이들의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스타들은 이렇게 심한 압박감과 긴장감을 어떻게 풀까. 각종 스포츠 활동으로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도 유지하면서 활기찬 생활을 하는 연예계 스타들을 살펴본다.》
홍명보 장학재단이 주최한 자선 축구경기에 출전해 태권도 발차기 같은 동작으로 볼을 차고 있는 이수근(오른쪽).

무술을 소재로 한 개그 코너에 출연할 때부터 그의 운동 감각을 알아봤다.

뛰어난 균형 감각과 유연성, 그리고 특히 놀라운 것은 그의 발차기였다. 무술 유단자들도 하기 힘들다는 540도 회전 발차기를 깔끔하게 성공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그가 오랜 기간 운동을 해오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개그맨 이수근(35).

'고음불가'라는 코너에서 지극히 실망스런 음감을 보여주었지만 실제로는 대학 가요제 출신의 아마추어 가수였던 것처럼, 통통하고 아담한 체구를 보면 스포츠하고는 동떨어진 것 같지만 그는 태권도 공인 4단의 유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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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개그를 같이 했던 '달인' 개그맨 김병만도 "발차기의 모든 동작은 '발차기 달인' 수근이로부터 배운 것"이라고 털어 놓는다.

'1박 2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민속씨름 천하장사 출신 강호동에 밀려 이런 그의 운동 능력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 채 운전대만 잡는 바람에 '국민 운전사'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요즘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이수근은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 기초가 되는 것은 초등학교 때 시작한 태권도. 이수근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태권도를 해 고교시절 선수로 활동했고, 군 복무 때도 태권도 선수로 활약했다.

공인 4단까지 따면서 선수 생활을 계속할 생각이었으나 키가 너무 작은 게 문제였다. 공식 프로필에는 신장이 168㎝로 나와 있지만, 팬들은 165㎝ 전후로 추정한다.

키가 작아 태권도 선수 생활을 그만 두었지만, 덕분에 운동 신경은 탁월하다. 특히 공을 가지고 하는 종목에서는 발군의 능력을 보여준다.

홍명보 장학재단이 주최한 자선 축구경기에 참가해 멋진 동작으로 발리슛을 날리고 있는 이수근(가운데).

볼링 당구를 즐겼던 그는 요즘에는 축구에 푹 빠져있다. 개그맨 선배인 서경석 박성호 등이 속해 있는 'FC 죽돌이'라는 연예인 축구동호회 단장까지 맡아 활동 중이다.

매주 수요일 저녁에 축구 연습을 하고 주말에는 다른 팀들과 경기를 갖는다. '1박2일' 촬영이 있는 주는 시간이 나지 않아 참여를 못하지만 그 외에는 빠짐없이 축구공을 찬다.

지난해 봄에는 축구를 하다 인대가 늘어나는 사고를 당해 깁스를 한 채 녹화를 한 적도 있다. 그러다보니 소속사 관계자들은 '운동 좀 그만하지…' 하는 눈치를 노골적으로 줄 정도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얘기한다. "그래도 오랫동안 한 태권도와 매주 두 번씩은 꼭 하는 축구 덕분에 건강하게 여러 개의 스케줄도 잘 소화하고 있는 같다"고.

이수근은 자신의 이름을 딴 태권도장을 하나 차리는 게 꿈이다.

운동을 하고 싶지만 어려운 형편 때문에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태권도를 가르치며 봉사하겠다는 목표가 있다. 어릴 적 태권도장 관비를 못 내 속상했던 아픈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분명히 어디엔가 운동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불쌍한 아이들이 있을 거란 말이에요. 꼭 도움을 주고 싶어요."

추잡한 사생활, 도박, 거짓말, 음주 관련사고…. 스캔들이 끊이질 않고 터지는 연예계.

이런 복마전 속에서도 운동으로 심신을 단련하며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는 이수근이야말로 진정한 엔터테이너이자 스포츠맨이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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