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뚝!…아마복싱 고사위기

스포츠동아 입력 2010-07-27 07:00수정 2010-07-2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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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AIBA와 마찰로 국익 피해”

KABF에 수개월째 지원 보류 ‘압박’

복싱계 “해도 너무해” 볼멘소리도
최근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KABF) 관계자가 밝힌 바에 따르면, 대한체육회가 수개월 째 KABF에 경기력지원비 지급을 보류하고 있다. 가뜩이나 위축된 아마복싱의 저변이 흔들릴 위기. 하지만 6월18일 KABF가 국제복싱연맹(AIBA)과 화해합의서를 작성한 사실이 이 달 중순 뒤늦게 알려지면서, 보조금 중단의 이유였던 ‘AIBA와의 갈등’은 원인 무효라는 지적이다. 대한체육회는 화해합의서 작성을 확인한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돈줄 끊기’를 계속할 뜻을 밝혀 더 큰 파문이 예상된다.

○문체부·대한체육회, 아마복싱 숨통 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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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2009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AIBA와의 마찰’을 이유로 KABF에 대한 보조금 지급중단을 선언했다. AIBA는 한국 등 우칭궈 회장의 재선에 방해가 되는 각국복싱연맹들에 징계를 내려 국제체육계의 빈축을 샀다. 하지만 자국연맹을 보호해야 할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는 도리어 AIBA의 폭정에 힘을 실었다.

보조금 지급중단도 KABF 압박책 중 하나였다. KABF는 재정자립도가 낮아 경기력지원비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아마복싱의 텃밭이 되는 국내대회들도 대부분 대한체육회의 재정적 도움을 받아 개최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올해 1/4분기와 2/4분기 KABF에 지급해야 할 경기력지원비 8300만원 중 약 5100만원을 지급 보류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선수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 뻔하다. 대한체육회는 다수 국내대회가 예정된 3/4분기에도 1억원이 넘는 경기력 지원비를 지급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복싱계에서는 “가맹경기단체를 지원·육성해도 모자랄 판에 죽이기를 하느냐”는 볼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대한체육회, 정보력·외교력 도마에

KABF는 “AIBA와 화해합의서를 작성한 만큼 이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화해는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을 감지한 AIBA측이 먼저 손을 내밀어 성사됐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역시 이 합의서를 근거로 AIBA로부터 징계를 받았던 KABF 유재준 회장의 자유로운 직무수행을 보장했다.

일련의 상황변화에도 불구하고, 대한체육회 최종준 사무총장은 “대법원에서 ‘유재준 회장의 인준취소’ 관련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경기력지원비를 지급하기 힘들다. AIBA와 KABF의 갈등 때문에 최근 2011부산세계선수권의 개최지가 바뀌는 등 국익에 피해가 크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개최지 변경은 AIBA 내부의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재선을 노리는 AIBA 우칭궈 회장이 AIBA의 한국인 사무국장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AIBA 사무국장은 부산세계선수권 유치에 깊숙이 개입돼 있었다.

한 체육계 인사는 “대한체육회의 외교적 판단을 보면 정보력 부재가 드러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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