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대답해라, 돌아와라… 하나뿐인 동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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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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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실종전우에 쓴 편지승조원 면담한 실종자 가족 “남은 44명 다 함미에 있는듯”

“희생자 가족들, 관사에서 계속 살게 배려… 성금 모금운동도”9일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왼쪽)이 고 김태석 상사 집(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앞 해군아파트)을 위로차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김 총장은 가족에게 “국가를 위해 희생을 했기 때문에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날 해군은 군인 사망 시 관사를 6개월 이내에 비워야 한다는 규정을 천안함 침몰사건 희생자 가족에게는 예외적으로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국방부도 천안함에서 순직하거나 실종된 장병과 구조작업 중 순직한 한주호 준위를 위해 하사 이상 군인과 군무원, 국방 관련 공무원을 대상으로 성금을 모금하기로 했다. 평택=김재명 기자
“희생자 가족들, 관사에서 계속 살게 배려… 성금 모금운동도”
9일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왼쪽)이 고 김태석 상사 집(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앞 해군아파트)을 위로차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김 총장은 가족에게 “국가를 위해 희생을 했기 때문에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날 해군은 군인 사망 시 관사를 6개월 이내에 비워야 한다는 규정을 천안함 침몰사건 희생자 가족에게는 예외적으로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국방부도 천안함에서 순직하거나 실종된 장병과 구조작업 중 순직한 한주호 준위를 위해 하사 이상 군인과 군무원, 국방 관련 공무원을 대상으로 성금을 모금하기로 했다. 평택=김재명 기자
“현구야! 대답해라. 항상 내가 부르면 ‘내 동기, 내 동기’ 하면서 반겨줬잖아.”

천안함 침몰사건에서 구조된 한 승조원이 입대 동기에게 쓴 편지 내용 중 일부다. 9일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는 전날 가족면담을 한 생존 장병 39명이 가족에게 전달한 편지 39통 중 일부를 공개했다. 가족협의회는 전날 면담 직후 “실종자 동료나 그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를 한 통 써 달라”며 장병들에게 종이를 나눠줬다.

두 통의 편지에는 동료를 그리는 생존 장병들의 절절한 그리움과 그 가족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담겨 있다. 같은 소대, 같은 배에 근무하며 2년을 함께한 동기 강현구 병장(21)에게 편지를 쓴 한 승조원은 “지금 네가 없어서 너무 허전하다. 진짜 동기라고는 너밖에 없었는데” “나 혼자 살아 있어 너무 죄책감이 든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하나뿐인 내 동기’라고 외치며 나의 등을 토닥여 주는 그 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제발 돌아와라. 현구야. 보고 싶다”는 말로 편지를 끝맺었다. 다른 승조원은 “죄송합니다”란 말로 글을 시작한 뒤 “너무 보고 싶습니다”는 말을 세 번 연이어 적어 함께 돌아오지 못한 동료들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한편 가족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남은 44명의 실종자 전원이 함미에 있다고 자체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가족협의회 이정국 대표는 “미복귀자 44명이 함미에 있느냐가 생존 장병과의 만남에서 가장 큰 관심사였고 우려되는 부분이었다”며 “어제 장병들과의 대화를 통해 대략적으로 전원이 함미에 있을 것이라는 자체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실종자들의 위치, 마지막 모습이 궁금했는데 장병들이 면담에서 당시 상황을 이야기해줘 큰 위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가족협의회는 일부 불가피한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가족들을 위해 해군 측에 2차 면담도 건의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국방부 브리핑을 통해 많은 의문이 해소됐지만 여전히 초동대처는 미흡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평택=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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