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측 “박근혜 前대표에 면담 2차례 제안”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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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측 “정몽준 대표, 사실무근 발언 사과를”
‘朴, MB면담 거부설’ 논란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를 풀기 위해 4일에 앞서 지난달 초에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회동을 요청했지만 박 전 대표가 모두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 무산 경위를 둘러싸고 여권 주류 측과 박 전 대표 측의 설명이 엇갈리며 진실게임 양상을 띠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3일 “대통령께서 세종시 수정안 발표(1월 11일) 직전인 1월 초에도 주호영 특임장관을 통해 박 전 대표와의 회동을 요청했지만 박 전 대표가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한 것은 당초 4일 한 번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청와대에서 그런 면담 제의가 있었는지, 누군가에게 사적으로 그런 얘기를 전했는지 모르겠다”며 “박 전 대표는 면담 제의가 온 것이 4일이라고 확인했으며 정확한 사실 관계를 얘기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22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상의하기 위해 박 전 대표에게 연락을 했는데 박 전 대표는 ‘수정안에 대해 또 말할 텐데 그러면 만날 필요가 없다’고 해서 만나지 못했다는 말을 대통령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정복 의원은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 대표가 사실 관계에 대한 정확한 확인도 없이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의 면담 요청을 거부한 것처럼 의총장에서 말한 것에 무슨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정 대표가 왜 자꾸 사실과 다른 얘기로 당원과 국민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지 해명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4일 주 장관이 (이 대통령이 제안한 면담과 관련해) ‘누구와 상의하면 좋겠느냐’라고 묻기에 박 전 대표가 ‘유 의원과 상의하세요’라고 했지만 주 장관으로부터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유 의원이 그동안의 과정을 잘 모르고 발언한 것 같다”며 “박 전 대표 측에 ‘양측이 연락을 할 수 있는 창구라도 열어 달라’고 요청하자 유 의원을 지명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청와대 정무라인의 핵심 관계자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가 ‘유 의원과 상의하라’고 했으면 (주 장관이) 당연히 상의하지 않았겠느냐”며 “유 의원이 면담 추진 과정을 처음부터 자세히 알지 못해 일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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