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식 업무보고 잇단 파격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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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연구기관서 보고 받고, 식비는 5000원 이하로 제한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진행된 새해 외교안보분야 업무보고는 장소와 형식 등 여러 면에서 파격을 보였다. 우선 1979년 창설된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KIDA에서 군 통수권자가 업무보고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당초 청와대는 행사 장소로 영빈관을 검토했지만 실용주의를 지향하는 일하는 정부의 모습을 알리고 비용 절감을 위해 외부 관련기관을 물색한 끝에 KIDA를 선택했다고 한다.

행사가 열린 KIDA 내 관영당은 공간이 협소하고 좌석도 세미나용으로 배치돼 업무 보고 장소론 다소 미흡했지만 청와대는 그곳으로 결정했다.

청와대는 업무보고를 최대한 검소하게 하기 위해 식비를 1인당 5000원 이상으로 하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과 외교안보 부처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업무보고를 마친 뒤 KIDA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이 식당의 한 끼 식대는 3300원이지만 메뉴를 몇 가지 추가해 5000원짜리로 맞췄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줄을 서서 직접 식기에 밥과 반찬을 담아 식사를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국방문제뿐 아니라 외교 통일에서 낡은 생각, 관습에 젖어서 하는 일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선진 일류국가로 가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고 외교 안보, 특히 국방에 있어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업무보고 후 참석자들과의 환담에서 이 대통령은 “민간이 공적개발원조(ODA)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면서 “나 또한 퇴임하면 비정부기구(NGO) 활동으로 세계와 국가에 봉사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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