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현명한 판단

  • 입력 2009년 9월 17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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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형욱 5단 ● 이정우 7단
본선 2국 1보(1∼21) 덤 6집 반 각 3시간

국수전 예선 H조에는 세계대회 타이틀 보유자인 최철한 강동윤 9단, 국내 랭킹 20위권에 드는 허영호 백홍석 7단과 한상훈 3단이 모여 있었다. 여기서 랭킹 50위 밖인 주형욱 5단이 최종 승자가 되리라고 전망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최 9단 같은 강자들이 서로 덜미를 잡고 주 5단이 강자를 이긴 기사들을 잡는 이변 끝에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실력과 행운이 동시에 따른 셈인데 본선에서도 죽 이어질지 궁금하다.

초반 흑 11이 이색적이다. ‘가’나 15의 곳으로 젖히는 정석을 쓰는 것이 보통인데 순서를 비틀었다. 백이 쉽게 생각해 참고 1도 백 1로 젖히면 걸려든다. 흑 ○ 때문에 백 5로 A에 둘 수 없다. 흑 8까진 백이 당한 꼴.

백 14는 정수. 기억해둘 만하다. 흑 15를 당하는 것은 아프지만 대신 백 16으로 협공할 수 있다.

이때 흑이 가장 강력하게 버티려면 참고 2도 흑 1이 있다. 하지만 백 6까지의 결과는 흑이 좀 더 피곤해 보인다. 실전에서 흑은 우변 한 점을 버리고 유연하게 둔다. 현명한 판단이다. 국면은 아직 평온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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