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만 입국’ 김경, 경찰 출석 심야조사…金-강선우 늑장 압수수색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11일 23시 26분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공천헌금’ 1억원을 건넨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6.01.11. 인천공항=뉴시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공천헌금’ 1억원을 건넨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6.01.11. 인천공항=뉴시스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강선우 의원 측에 2022년 지방선거 전 ‘공천 헌금’ 1억 원을 건넨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경 서울시의원(61)이 11일 귀국했다. 공천 헌금 의혹이 불거진 뒤 미국으로 떠난 지 11일 만이다.

앞서 “강 의원 측에 1억 원을 줬다 돌려받았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경찰에 낸 김 시의원은 귀국 뒤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또 경찰은 이날 강 의원과 김 시의원의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 김경 입국 직전 경찰 金-姜 압수수색

11일 오후 7시경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김 시의원은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와 함께 경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던 자택으로 향했다. 경찰의 압수수색을 지켜본 김 시의원은 오후 11시 10분 경부터 서울 마포구 광역수사단에서 조사를 받았다.

김 시의원은 12일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항공편을 조정해 하루 일찍 입국했다. 앞서 김 시의원은 ‘미국에 있는 자녀를 만난다’며 지난해 12월 31일 출국해 열흘 넘게 미국에 머물렀다. 경찰의 수사가 미진한 사이 김 시의원이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이날 김 시의원은 라스베이거스에서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강선우 의원에게 공천 청탁을 하며 1억원을 전달한 민주당 서울시 의원 김경씨가 1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강선우 의원에게 공천 청탁을 하며 1억원을 전달한 민주당 서울시 의원 김경씨가 1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이날 공항 입국장에 검은 패딩과 야구모자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 시의원은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했다. 또 ‘경찰 수사 중인 걸 알면서도 왜 출국했나’라는 질문에는 “오래전에 약속을 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1억 원을 왜 전달했는지”, “공천 약속을 받았는지”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경찰과 함께 인천공항을 빠져나갔다.

경찰이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강선우 무소속 의원 자택 주차장에서 강 의원실 차량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2026.01.11. 서울=뉴시스
경찰이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강선우 무소속 의원 자택 주차장에서 강 의원실 차량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2026.01.11. 서울=뉴시스
김 시의원의 입국 직전인 오후 5시 30분 경 부터 경찰은 강 의원과 김 시의원의 사무실,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관련 의혹이 고발된 지 열흘이 넘도록 별다른 수사의 진척이 없어 ‘늑장 수사’라는 비판을 받아 온 경찰이 김 시의원의 입국이 결정된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 공천 헌금 의혹이 불거진 지 13일 만이다. 경찰 관계자는 “의혹 전반에 대해 최대한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관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강선우 의원실 압수수색에 돌입하고 있다. 2026.1.11.뉴스1
경찰 수사관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강선우 의원실 압수수색에 돌입하고 있다. 2026.1.11.뉴스1
경찰 수사의 핵심은 김 시의원이 강 의원에게 건넨 1억 원의 행방, 그리고 강 의원과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의 만남 직후 김 시의원이 단수 공천을 받은 과정 등이다. 당초 김 시의원은 공천 헌금 의혹이 불거진 직후에는 “공천을 대가로 그 누구에게도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에 제출한 자술서에는 “2022년 카페에서 강 의원의 전 사무국장인 남모 씨 등을 만나 1억 원을 건넸고, 이후 돌려받았다”고 했다. “현금 전달 사실을 인지한 즉시 반환을 지시했다”는 강 의원의 주장과 같은 맥락으로 돌아선 것.

● 경찰 종결한 김병기 부인 법카 의혹, 檢도 조사

김 시의원의 입국으로 경찰의 움직임도 빨라졌지만 실제 현금이 오간 과정을 증명할 물증 확보는 여전히 난제다. 김 시의원이 전달 대상으로 지목한 남 씨는 6일 경찰 조사에서 “차량에 쇼핑백을 실어준 적은 있지만 내용물은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디지털 증거가 상당 부분 훼손됐을 가능성도 크다. 김 시의원은 미국 체류 중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계정을 삭제한 후 재가입했고, 남 씨 역시 고발 직후 텔레그램에서 탈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시의원의 통신 영장을 신청했지만 2022년 당시의 통신사 기록은 이미 삭제된 상태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 시의원 등 핵심 인물들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정밀 포렌식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휴대전화를 바꿨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강선우 의원이 대화를 나누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5.12.31.뉴스1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강선우 의원이 대화를 나누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5.12.31.뉴스1
또 김 시의원의 공천 과정에 강 의원과 김 전 원내대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수사의 과제다. 김 시의원이 돈을 건넨 뒤 강 의원은 김 전 원내대표와 만나 “살려주세요”라고 하는 등 관련 내용을 상의했고, 다음 날 김 시의원은 강 의원의 지역구인 강서구에 단수 공천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조만간 강 의원 등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2024년 8월 서울 동작경찰서가 무혐의로 종결한 김 전 원내대표의 부인 이모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석달 뒤인 2024년 11월 내사를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의혹은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1부에 송치됐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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