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주한]‘포스코 신화’ 벤치마킹을

입력 2009-07-24 03:00수정 2009-09-21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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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산업의 역사를 새로 쓰는 의미 있는 행사가 전남 광양시에서 21일 열렸다. 포스코가 광양4고로 개수공사를 완료하고 새롭게 가동에 들어가는 화입식이다. 포스코 창사 이래 이미 10여 차례의 화입식이 있었지만 이번의 화입식은 전과 다른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번 가동에 들어간 광양4고로는 내부 용적 5500m³, 연간 생산량 500만 t 규모로 생산 규모나 효율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단일 고로에서의 연간 500만 t 이상 철강 생산은 광양4고로가 세계 최초이다. 여기에서 생산하는 철강은 국내 자동차 산업이 연간 소비하는 양과 맞먹는 규모이다. 창사 41주년을 맞이한 포스코는 불과 반세기에도 못 미치는 기간에 세계 최고의 철강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포스코는 광양4고로 이전에도 2007년에는 기존 고로 대체 기술인 파이넥스 기술의 상용화를, 2008년에는 120kg급 자동차용 강판의 상용화를 이룩하며 기술혁신을 선도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철강업체로서의 명성을 쌓아왔다. 이런 실적에 힘입어 세계적인 철강컨설팅사인 WSD는 세계 철강업체에 대한 평가를 시작한 2004년 이래 줄곧 포스코를 세계 1, 2위의 경쟁력을 보유한 업체로 발표했으며, 세계적인 경제 주간지 포브스도 5월 ‘명망 있는 글로벌 기업’ 조사에서 포스코를 국내 기업 가운데 1위, 세계에서는 43번째의 기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포스코가 이처럼 높은 기술력과 브랜드력을 확보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지난 수십 년간 우수한 경영진과 종사자의 불굴의 노력과 희생정신, 그리고 인내가 그 바탕이 됐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포스코 창립 당시 해외 어느 국가로부터도 투자를 유치하지 못해 고심 끝에 대일 청구권 자금에 의존하여, 일본으로부터 구걸하다시피 확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갈고 닦아 오늘의 포스코에 이르렀다.

이런 과정에서 포스코는 원천기술 없이 선진기술을 도입해 개량하고 고도화하는 단계를 거치며 일찍이 기술과 기술 인력의 중요성을 무엇보다 실감하게 됐다. 이는 연구개발(R&D)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이어져 사내에 기술연구원을 두고, 사외에 응용연구 중심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연구중심 대학인 포스텍 그리고 철강전문대학원을 설립함으로써 산학연의 협력과 조화를 통해 장기적인 기업발전의 토대를 구축하게 됐다.

다시 말하면 포스코는 선배들의 불굴의 노력과 희생정신, 기존 종사자들의 지속적인 혁신, 끊임없는 R&D 투자, 조화로운 산학연 연구개발체제가 밑바탕이 되어 세계최고의 철강업체로 우뚝 서는 계기를 마련했다. 포스코가 이룩한 기술력은 친환경 고효율의 대표적인 녹색기술로서 미래 녹색성장의 밑바탕이 된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는 높은 경쟁력은 세계적인 경제 위기 아래서도 흔들림 없이 철강재를 공급하는 기반이 되어 수출은 물론 자동차 조선 가전 기계 등 관련 수요산업의 안정적인 활동을 지원하고, 우리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불모지에서 꽃 피운 포스코의 성공 신화는 앞으로도 국내 산업발전의 귀감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 분야에서 묵묵히 노력하면서 결코 흔들리지 않고 쉼 없이 전진하며, 기술과 인재를 중시하고, 미래를 위한 준비와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가는 점이 그것이다. 이런 사례가 국내 산업 전분야로 확산되어 다른 기업 역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김주한 산업연구원 지역발전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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