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뛰는 지방자치]<16·끝>‘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서울

  • 입력 2008년 9월 24일 03시 06분


‘한강 제2의 기적’ 이뤄 다시 찾고 싶은 서울 만든다

《1000만 명이 사는 대도시 서울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한강. 서울의 젖줄인 한강을 찾은 외국인들은 두 번 놀란다는 말이 있다. 도시 한가운데에 이렇게 크고 넓은 강이 흐르는 데 한 번 놀라고, 이처럼 훌륭한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란다는 것. 특히 유럽이나 미국에서 온 방문객들은 아름다운 한강이 아파트 장벽에 막혀 있는 것을 무척 의아하게 생각한다. 그 아파트 한 채의 가격이 미국이나 유럽의 어지간한 집보다 훨씬 비싸다는 데서 놀라움은 절정에 달한다.》



서울시가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이처럼 왜곡된 한강의 현실을 바로잡고, 한강을 원래 주인인 시민들에게 돌려주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세계 어디를 가도 한강처럼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강은 찾기 힘들다”며 “한강 고유의 매력을 복원하고, 새로운 한강의 모습을 창조하는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을 쾌적하고 매력적인 도시로 재탄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한강은 서울의 대표 관광상품

서울시는 이미 한강을 더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올해 3월부터 콘크리트 호안을 걷어내기 시작해 연말까지 6km의 자연형 호안으로 바꾼다. 현재 14%에 불과한 자연형 호안을 장기적으로 87%까지 확대할 계획.

또 3월 암사와 강서 생태공원 공사를 시작했고, 8월에는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 착공식을 가졌다.

천편일률적이었던 한강공원의 모습도 획기적으로 바꾼다. 당장 올해 10월이 되면 반포대교에 1140m 길이의 ‘낙하분수’가 완공된다. 반포지구 한강공원은 광장과 인라인스케이트장, 야외무대를 갖춘 ‘브리지 파크(Bridge Park)’로 탈바꿈한다. 반포대교 밑의 잠수교는 10월까지 ‘보행자 다리’로 바뀐다.

갤러리 등 문화공간과 자연형 호안을 조성하는 뚝섬 한강공원 특화사업은 7월에, 요트 마리나(정박장)와 여객 나루터를 갖추는 여의도 한강공원 특화사업은 8월에 첫 삽을 떴다. 생태 및 재생에너지를 주제로 한 난지 한강공원 특화사업도 이달 말 착공한다. 시는 위의 4개 공원 특화사업에 2280억 원을 투입한다.

이미 지난해부터 한강수상콜택시가 도입돼 관광객들을 한강 곳곳으로 안내하고 있다. 내년에는 공연 전용 유람선도 운항한다.

또 한강변에 건축물을 신축하거나 재개발할 때 강과 인접한 땅의 일부를 기부 받아 이를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 수변(水邊)도시로 거듭나는 서울

서울시는 장기적으로 용산 마곡 여의도 상암(난지) 잠실 흑석 행당 당인동 등 8곳을 물길을 따라 배가 다니는 ‘수변도시(Waterfront Town)’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 중 용산과 마곡은 서울을 대표하는 수변도시로 개발된다. 용산 수변도시는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과 연계해 진행된다.

이곳에는 KTX 및 인천공항철도와 이어지는 광역터미널을 설치하고 모노레일 정거장을 만들어 여의도에서 쉽게 오갈 수 있도록 한다.

강서구 마곡 수변도시는 요트 선착장, 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 생태공원을 갖춘 수상 레저의 거점으로 개발한다. 배후에는 첨단산업 연구 중심의 연구개발(R&D) 단지를 유치한다. 이미 국제현상 공모를 끝냈고 기본 설계가 진행 중이다.

서해 뱃길을 따라 4000∼5000t급 국제 여객선이 서울과 중국을 오갈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환경단체의 반대 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경인운하가 뚫리면 이 계획이 급진전될 수 있다. 시는 이를 대비해 한강 수심이 6m(현재 4∼5m) 이상 되도록 정비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토해양부와 통일부에 서해 뱃길이 열릴 수 있도록 꾸준히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해로의 뱃길이 열리면 서울은 ‘항구도시’로 거듭나게 된다.

○ 남산 르네상스 프로젝트도 추진

서울시는 한강과 함께 남산을 서울을 상징하는 관광 명소로 키우기 위해 ‘남산 르네상스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한국의 전통 이미지를 남산에 접목시켜 남산을 한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시의 구상이다.

시는 남산 곳곳에 한옥과 돌담, 기와 등을 이용해 한국적인 이미지를 만든다. 소파·소월길 및 북측순환로 등 산책로는 돌담으로 조성하고, 매점과 복합편의시설은 전통 한옥 양식으로 새로 만든다. 광장에는 전통 마사토와 화강석을 깐다.

이와 함께 남산으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9개 노선의 보행 환경을 개선하고, 남산 3호 터널 입구와 남산케이블카 매표소를 연결하는 경사형 엘리베이터도 설치한다.

또 남산 곳곳에 빛 조형물을 설치해 남산공원 전체를 빛의 박물관으로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시는 이런 계획을 담은 ‘남산 르네상스 프로젝트 종합 계획안’을 11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하노이시 “한강은 홍강 개발 모델”▼

레저 생태공원 등 벤치마킹

7조원대 사업 한국참여 기대

한강을 문화와 환경이 살아 숨쉬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외국인들에게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들어 23일까지 미국과 캐나다, 일본, 중국, 네덜란드 등에서 온 522명의 외국 공무원과 취재진, 교수들이 이 사업을 둘러봤다.

특히 베트남의 하노이 시는 수도를 흐르는 홍 강에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접목하기로 했다.

2005년 하노이 시가 서울시에 “홍 강을 한강처럼 개발하고 싶다”는 뜻을 표했고, 서울시는 홍 강 개발지원단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이를 돕고 있다.

하노이 시가 홍 강의 개발 모델로 한강을 택한 것은 도시를 관통하며 흐르는 구간의 길이(40km)와 홍수 특성 등에서 공통점이 많았기 때문.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12월 하노이 시를 방문해 응우옌테타오 하노이 시장에게 ‘홍 강 개발 기본계획서’를 전달했다.

베트남 정부가 이 계획을 승인하면 하노이 시 구간만 해도 7조 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이 대거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당초 홍수 예방과 강변도로 건설 등에 국한됐던 홍 강 개발계획은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해 경관 및 환경 조성 등 소프트웨어적인 분야까지 확대된다.

서울시는 홍 강 곳곳에 수상레저 공간과 역사생태공원, 체육공원, 수변완충 녹지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계획에 포함시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르네상스 프로젝트 완성되면 한강은 시민곁으로 돌아올것”▼

김창석 서울시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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